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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장성들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청사 이전 안 된다"

기사등록 : 2022-03-1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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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군인과 국방부 직원, 주민 반대
국방부·합참 군사전략상 통합 체계화
EMP 방호시설·상황실 천문학적 비용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윤석열 새 대통령의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안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적지 않은 암초를 맞고 있다. 당장 급하게 이삿짐을 싸야 하는 국방부와 합참, 직할부대 등 일선 직원과 현역 군인들의 불만이 상당하지만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해 국방부가 자리 잡고 있는 청사 주변의 용산 주민들까지 사실상 '청와대 이전'에 따른 교통과 통신, 고도 제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통령 국방부 집무실 이전'을 둘러싸고 군심(軍心)과 민심(民心)까지 흔들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윤 당선인이 오는 5월 10일 대통령에 정식 취임하기까지 아직도 50여 일이 남은 상황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가 국정 초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권영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들이 18일 오후 새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둘러봤다. 사진은 이날 국방부 청사 모습. 2022.03.18 photo@newspim.com

◆"국방부·합참 지휘부, 함께 가야 하는데 분산 안 돼" 

특히 안보를 중시하는 군 예비역들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의 든든한 힘이 됐던 군 예비역 장성들이 겉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불만의 목소리가 감지된다.

일단 윤 당선인이 지난 17일 청와대 이전 부지를 광화문 외교부 청사와 용산 국방부 청사 두 곳으로 압축했다. 윤 당선인 측과 대통령직 인수위원들이 18일 현장을 직접 점검한 뒤 다양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현역 군인들과 국방부 직원들은 겉으로 말은 못하고 속만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일부 예비역 장성들은 청와대의 국방부 청사 이전에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이전 문제와 관련해 대국민 여론조사를 한 번 해봐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국방부 고위직을 지낸 한 예비역 장성은 18일 "청와대를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것은 군사 작전과 전략상으로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예비역 장성은 "현재 국방부와 합참 지휘부가 군사작전을 통합하고 체계화해 놓은 상태"라면서 "국방부와 합참이 함께 가야 하는데 그걸 분산시키고 흩트려 놓으면 군사 전략상으로 맞지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경호처·국방부·합참 상황실 다 달라…한미동맹 이상 기류 생길 수도"

또 다른 예비역 장성은 "현대전에서 중요한 개념인 전자기펄스(EMP) 공격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합참 신청사를 지을 때 수천억 원이 든 것으로 안다"면서 "군사 작전과 전략, 정보·통신 시설들을 옮기고 새로 까는 데만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시간도 엄청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한 예비역 공군 장성은 "대통령의 경호와 신변 보호를 위해 항공기가 들어올 수 없도록 공역 설정을 해야 하는데 하루 아침에 되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청와대와 경호처, 국방부와 합참 등 각각 상황실별 개념과 구조, 임무 특성이 다른데 어디에, 어떻게 재배치하고 새로 만들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예비역 장성 출신 한 군사전문가는 "무리하게 국방부 청사에 집무실을 만들기보다는 광화문 정부청사에 집무실을 두고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출·퇴근 하는 것도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의 찬사를 받을 것"이라고 대안으로 제시했다. 때론 걸어서 출·퇴근 하면서 진정으로 국민과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제언이다.

한미연합사에서 근무한 한 예비역 장성은 "국방부 청사와 합참이 지금의 자리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되면 한·미 군사 협력과 유사시 연합 작전, 한·미 관계에도 이상 기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예비역 장성은 "대통령 집무실을 꼭 이전하고 싶다면 미국과 협력해서 주한미군 용산기지를 잘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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