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산업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논의에 현대차그룹 긴장, 왜?

기사등록 : 2022-03-21 15:58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도심항공교통 추진에 비행금지구역 재조정 촉각
현대차 측 "변동사항 없다…기술 개발 계속 매진"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기존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을 추진 중인 현대자동차그룹이 긴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변동사항은 없다"며 UAM 관련 기술 개발에 계속 매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비행금지구역 재조정이 불가피해지면서 향후 사업 계획의 변수가 생긴 셈이다.

21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UAM은 도심 내 항공기를 이용해 승객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항공교통체계로, 일명 '하늘을 나는 자동차', '에어택시'로 불리다. 친환경 연료를 동력으로 사용하고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도심 교통 혼잡을 해소할 미래 교통수단으로 평가된다.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UAM 비전 콘셉트 모델 'S-A1' [사진=현대차그룹] 2022.03.21 jun897@newspim.com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 UAM 전담 부서를 신설한 뒤 현실화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미국 워싱턴DC에 UAM 사업 관련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11월 법인명을 '슈퍼널(Supernal)'로 확정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 대한항공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UAM 팀코리아(Team Korea)'를 구성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서울시와 MOU를 체결했다.

서울 양재동 본사와 남양연구소 등지에 흩어져 있던 UAM 사업부는 용산구 원효로에 있는 현대차 사옥에 집결했다. 국내 UAM 사업부는 주로 화물용 UAM 개발을 진행하며, 미국 법인은 주로 승객용 UAM 개발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미래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며 UAM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UAM 사업의 첫 비전으로 콘셉트 모델 'S-A1'을 공개했다. 총 8개의 로터가 탑재된 S-A1은 날개 15m, 전장 10.7m로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조종사를 포함해 총 5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최대 약 100km를 비행할 수 있다. 최고 속력은 290km/h, 이착륙 장소에서 승객이 타고 내리는 5분여 동안 고속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청와대 용산 이전을 결정하면서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동하면 현재 청와대를 중심으로 설정된 비행금지구역(P-73)을 재조정해야 하고, 이에 따라 한강에 기체가 뜰 수 없게 될 경우 UAM 사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비행금지구역은 보안 단계에 따라 청와대로부터 약 3.7㎞ 구역인 P-73A와 청와대로부터 약 8.3㎞ 구역인 P-73B로 나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비행금지구역 반경을 축소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에 위치할 경우 한강 수역은 포함될 수밖에 없다.

K-UAM 그랜드 챌린지 단계적 실증 계획 [자료=국토교통부]

문제는 한강이 수도권 UAM의 요충지란 점이다. 국토교통부는 전남 고흥군에서 UAM의 안전성을 입증한 후 2024년부터 서울 등 도심에서 실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한강을 따라 강남을 잇는 구간이 유력 노선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용산에 대규모 UAM 터미널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로를 잡기 쉽고,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등 이점으로 인해 한강을 따라 수도권 UAM 노선을 잡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든 UAM 사업 변경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 업체들은 UAM 노선과 상관없이 기술 개발에 매진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도 계획대로 사업을 꾸준히 진행할 뿐 별다른 변동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아직 노선을 언급할 단계에 이르지도 않은데다, 일반인 대상 UAM 서비스 상용화 시점을 빨라야 2028년 이후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28년 시범운항이 목표고, 실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며 "급격히 변동사항이 있는 것은 없다. 하던 것을 계속 해나가는 것뿐 현 시점에서 뭐라 말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jun897@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