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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尹측 "사전협의 했다" vs "없었다" 진실공방...감정싸움까지 번져

기사등록 : 2022-03-2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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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尹 회동 필요성은 공감...'톱다운'식 처리 가능성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신임 한국은행 총재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을 지명하는 과정에서 신·구 권력의 인사권 갈등이 노골화됐다. 청와대는 "당선인 측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입장인 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은 "협의하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일주일 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무산 전후부터 추측으로만 떠돌던 양측 기싸움이 진실공방과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모범적 정권이양 작업은 더욱 교착될 전망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낮 12시10분께 전격적으로 이 후보자 지명사실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당선인 측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고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 등 중요한 통화정책 결정 등을 앞두고 한은 총재 직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사를 미룰 수 없었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이에 대해 윤 당선인측은 "한국은행 총재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반박하며 청와대가 인사권을 독단적으로 행사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서울대 교수 출신인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수위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해 MB맨으로 분류되지만 현정부에서 금통위원 후보에 오르는 등 여권에서도 기피인물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두 사람의 이름이 언론에 나오길래 당선인측에 물었는데 이 지명자를 거론하기에 검증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 지명발표를 전후해서 양측이 상당히 불편한 감정이 오고간 상황이 이날 확인됐다. 이는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려졌던 임기만료된 2명의 감사원 감사위원 선임,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임명 등 인사권과 관련한 양측의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알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11시쯤에 대통령 재가를 받아 곧바로 (당선인측에) 전화해서 이 후보자 지명발표를 알렸는데 좋아할 줄 알았다"며 "그런데 당선인쪽에서 '합의한 적 없다', '딴 사람 (선임)할 것' '패키지로 해야 한다(감사위원 등)'며 반박해 오히려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반면 당선인측 관계자는 오늘 이 지명자 발표과정에 어이없었다는 분위기를 전하며 "청와대가 진정성있게 저희들한테 대해 달라는 생각이 든다. 참 안타깝다. 우리한테 왜 이러나"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나아가 이날 상황을 계기로 양측의 기싸움은 더욱 첨예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청와대가 '안보공백'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있는 것과 함께 인사권 행사 문제가 신구권력의 조기회동을 통한 '모범적 정권이양'작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계속 언급했듯이 문 대통령 재임중 인사 수요가 있으면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그 내용은 당선인과 충분히 협의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우리 사람을 앉힌다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당선인측은 여전히 절차상의 문제에 감정의 골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현 교착 국면이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청와대나 당선인측은 문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만나는 데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 톱다운방식의 난제 해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날도 청와대측은 당선인측에 "역대로 대통령과 당선인이 만날 때 이렇게 조건걸고 만난 적 없다"며 "두분이 빨리 만나는게 좋고 나머지 3건의 인사는 실무선에서 빨리 협의하면 된다고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국민을 위한 결실을 낼 수 있다면 여야를 떠나 누구든지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순리대로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skc84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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