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작년 초 뉴욕 증시를 휩쓸었던 밈(meme) 주식 광풍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밈 주식은 작년 1월 게임스탑(종목명:GME)을 필두로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 커버링(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다시 매수하는 일)을 촉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올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교전 장기화 등 각종 악재 속에서 밈 주식 대표격인 게임스탑과 AMC테인먼트(AMC),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Y)가 최근 폭등세를 연출해 월가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레딧 월스트리트베츠.[사진=로이터 뉴스핌] |
◆ 폭등 배경은
28일(현지시각) AMC 주가는 45%가 치솟았고, 게임스탑과 BBBY도 각각 25%, 17% 급등 마감했다. AMC의 인수 소식에 화제가 된 하이크로프트 마이닝(HYMC)은 81%가 폭등했다.
상승세의 스타트는 게임스탑이 끊었다. 게임스탑은 라이언 코헨 회장이 자사주 10만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뒤이어 지난주 게임스탑 이사인 래리 쳉과 앨런 아탈도 대규모 게임스탑 매수에 나선 것이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통상 내부자 거래가 급증하면 강세 신호로 읽히는데, 코헨 회장의 매입 소식 이후 지난 10거래일 동안 게임스탑 주가는 무려 142%가 치솟았다. 덕분에 연초 이후 주가 성적도 24% 정도로 회복됐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Barron's)는 게임스탑이 연초 이후 상승 흐름으로 돌아선 것이 ACM에 대한 투자 관심이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AMC는 지난 15일 네바다주 금광업체 하이크로프트 마이닝 홀딩스 지분 22%를 2790만 달러(약 347억원)에 매입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28일 AMC 주가 상승폭은 하루 만에 95%가 뛰었던 작년 6월 2일 이후 최대 규모다. 이날 상승 덕분에 그간 마이너스 영역이었던 AMC의 연초 대비 주가 성적도 7.9% 상승으로 반전됐다.
BBBY는 행동주의 투자자이기도 한 라이언 코헨 게임스탑 회장의 요구에 따라 이사회에 3명의 새 이사를 임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AMC 간판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밈 주식 인기 지속될까
이러한 밈 주식 인기가 오래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월가에서는 작년 이후 밈 주식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줄었지만 AMC나 게임스탑은 여전히 두터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이어질 토대는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공매도 물량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투자 행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게임스탑의 유통 주식수 대비 공매도 비율이 20.1% 정도였는데, 이는 작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그만큼 게임스탑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AMC의 경우 자사 사업과 관련이 없는 금광업체 투자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웨드부시증권 마이클 파쳐 애널리스트는 "이번 거래는 말이 안 된다"며 "AMC가 금광회사에 좋은 전략적 투자를 했다는 합리적인 논거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MKM 파트너스의 에릭 핸들러 애널리스트도 회사의 핵심 역량과 관계 없는 고위험 비즈니스에 회사 현금을 소진하는 일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