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새 정부 출범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제단체의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 중인 현안에 대한 측면 지원에 나서거나 경제계 파트너를 자처하는 등 경제단체 간 전략도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부산대학교 김현석 교수에게 의뢰한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대한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를 내고 집무실을 이전하면 관광수입이 매년 1조8000억원 발생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당선인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 6단체장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구자열 무협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윤 당선인, 손경식 경총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 2022.03.21 photo@newspim.com |
보고서에는 집무실 이전시 사회적 자본 증가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도 1조2000억~3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는 청와대 전면 개방시 국내·외 관광객이 연간 1670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김 교수는 보고서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조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윤 당선인이 힘을 주고 있는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찬반 여론이 극명히 갈린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 관심을 끌었다. 특히 경제단체들이 새 정부와의 관계 형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전경련은 보고서 등을 통해 윤 당선인에 대한 측면 지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전경련과 경제단체 맏형 자리를 놓고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도 움직임이 분주하다. 대한상의는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새 정부에 바라는 경제계 제언'을 전달하면서 규제개혁 민간파트너 역할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 23일 가진 대한상의 회장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새 정부가 민관위원회를 설치해서 얘기한다고 하는 등 민관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며 "우리 민간 입장으로 보면 롤 체인지(역할 변화)가 온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최 회장은 전날 열린 '제49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도 "기업이 조언자가 아닌 동반자로서 역할을 해야한다"며 "정책수립 초기부터 당면한 문제를 민관이 원팀이 되어 하나씩 함께 풀어나간다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최근 5년간 경제계를 주도해왔던 만큼 새 정부와의 관계에서 '민관협력'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대한상의의 입지를 더욱 굳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이 경제단체 첫 방문지로 한국무역협회를 선택하면서 경제단체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당초 전경련이나 대한상의를 먼저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에 윤 당선인이 무역협회를 선택한 의중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다만 무역협회가 그간 경제단체 자리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윤 후보의 다음 행선지가 관건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윤 후보의 경제단체 방문 순서가 자칫 서열을 조장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제3지대로 꼽히는 무역협회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과의 다음 개별 간담회 순서를 차지하려는 경제단체들의 물밑 작업도 치열한 분위기다. 경제단체들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인수위 측과 일정 조율을 서두르고 있다. 무역협회 방문 외에 당장 이번주에 또 다른 경제단체를 깜짝 방문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경제단체마다 강점이 있고 역할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보니 새 정부와의 관계 형성 방법도 제각각인 것이 당연하다"며 "윤 당선인과 인수위 입장에서도 어느 한 단체와만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보다는 여러 경제단체와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 서로 협력 관계로 가는 기조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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