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 영향으로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 금리가 6%를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올해 안에 주담대 금리는 7%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우리은행 주담대 상품인 '우리아파트론' 고정형(혼합형, 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의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10~6.0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03~4.84%였는데 3개월 만에 최고금리가 1.17%p(포인트) 급등한 셈이다.
다른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도 상승하면서 6%선에 근접하고 있다. 이날 기준 하나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4.647~5.947%, NH농협은행은 연 4.92~5.82%로 6%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또 신한은행은 연 4.32~5.15%, KB국민은행은 연 4.00~5.50%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사진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모습. 2021.10.20 mironj19@newspim.com |
금리 상승 속도가 이어지면 연내 주담대 금리는 7%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2~3차례 이상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p에서 0.5%p 확대하는 '빅스텝'을 시사하면서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추경을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 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가계의 이자부담은 1인당 평균 15만원 늘어난다. 주담대로 3억원을 빌렸을 경우 금리가 연 5%라면 월 이자 부담은 125만원이다. 연 6%라면 새로 빌리는 사람은 월 부담이 25만원 추가돼 월 150만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
이에 대출을 받을 실수요자들의 경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 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 주담대의 변동형 금리는 3.51~5.22%다. 주담대 변동금리와 주담대 고정금리(4.11~6.01%)의 금리격차는 0.6~0.8%p 수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대비 이자부담은 여전히 큰 편이다.
일반적으로 단기대출은 변동금리, 중장기 대출은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는 게 통설이다. 예를 들어 2년 만기인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가 0.5%p 이상일 경우 통상 변동금리가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금리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동형을 유지하다가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시점에 금리 상황을 보면서 고정형(혼합형)으로 갈아타는 방법을 조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이미 변동형을 이용 중인 대출자라도 혼합형으로 갈아타는 방향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보통 대환대출 수수료가 면제되려면 대출받은 지 3년이 지나야 하지만 변동형에서 혼합형 상품으로 갈아탈 때는 기존 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지나지 않아도 수수료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금리가 상승국면에 있다고 가정하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가 작아질수록 고정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은행별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를 보고 해당 상품을 선택할 때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들어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고객들은 빠르게 늘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에서 지난 1월 신규로 주택 관련 대출(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모두 포함한 대출)을 받은 사람 중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 비중은 2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연말 고정금리 대출 비중 10%대 수준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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