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주희·지혜진 기자 =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 구간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기존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고,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오후 11시에서 자정까지 확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1일 발표했다.
정부는 오는 17일까지 2주간 안정적으로 관리가 되면 향후 거리두기는 과감하게 개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영업자와 시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장기간 지속된 방역지침이 더이상 효과가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4개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노래방이나 유흥업 등 오후 10시 이후 영업매출이 올라가는 업종은 이미 30% 이상 폐업한 상황"이라며 "당장 시간제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자총은 "자영업자 부채는 지난해 하반기 900조원에 육박하고 1인당 대출규모는 비자영업자에 비해 4배나 높은 상황"이라며 "정부는 실질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본 유흥·식당·카페 등 집합금지 및 제한 업종에 선택과 집중하는 손실보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영업자 "거리두기 지속 아쉽지만 그나마 다행"
전국코인노래방협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경기석 전국지역 및 골목상권활성화 협의회장은 "아쉽지만 그마나 다행"이라며 "2주 뒤에는 (거리두기를) 전면적으로 풀 수도 있다고 하니 이번 조처가 일상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반면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영업시간을 늘려도 식당을 찾는 손님은 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새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권 1차장은 "앞으로 2주간 코로나19 감소세가 유지된다면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영업시간 제한, 사적모임·행사 인원 제한 등 방역 조치를 모두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2.04.01 kimkim@newspim.com |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중식집을 운영하는 최훈(41) 씨는 "영업제한은 점점 풀리고 있는데 되레 손님은 감소한 기분"이라며 "코로나 확진자들도 워낙 많고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그런지 많이들 안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영업제한보다도 요즘은 식용유며 밀가루며 물가가 많이 오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어려움이 더 크다"며 "손님들도 마찬가지로 물가 상승에 지갑을 닫은 모양"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성진(41) 씨도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김씨는 "피씨방은 밤손님이 많은 업종인데 이번에도 안 풀렸다"며 "영업시간 1시간 더 늘어났다고 아르바이트생을 쓰기도 애매하고 한 시간씩 연장될 때마다 오히려 손님들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의료계 "중환자·사망자 수 줄이기부터"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완화 보다 중증·사망 피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치료 체계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코로나19 비상대응특별위원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완화는 큰 의미가 없고 이런 식으로 가서 결국 없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중환자 수를 줄이는 일"이라며 "현재 중환자와 사망자 수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안 할 거면 중환자, 사망자 수를 줄이라고 정부에 계속 얘기했지만 실패했다. 제대로 했다면 그렇게 많은 수가 발생했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증환자들은) 바이러스 독성 때문에 사망하는 것"이라며 "현재 누적 치명률을 0.12%이면 정부가 이를 줄여줘야지 자연의 섭리대로 갈 거면 국가가 왜 필요하겠냐"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6일 밤 서울 영등포의 한 카페 앞에서 정부의 방역지침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제한, 방역패스 철회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2.01.06 yooksa@newspim.com |
하루 사망자가 300명 이상 나오고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거리두기를 풀어온 결과 현장은 아수라장이고 국민들은 고통 속에 지내고 있다"며 "아무리 유행이 정점에서 내려왔다고 해도 2주 뒤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할 때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하는 조치마다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 시키고 있다"며 "엉망진창이 된 의료현장을 개선하고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지 (방역지침을 완화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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