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대담=김정태 부국장·정리=유명환 기자 "분양원가 공개의 궁극적 목적은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거품 없는 가격에 오랫동안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2022.04.04 pangbin@newspim.com |
김헌동(67)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은 서울시와 SH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반값 아파트'(토지임대부 주택)와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해 11월 1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SH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 사장은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과 강서구 마곡, 송파구 위례에 공급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SH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지에 반값 아파트를 고품질로 선보여 일각의 부정적인 여론을 불식시키겠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김헌동 SH 사장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SH공사본사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김 사장이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언론과 공식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사장은 건설사에서 20년간 근무한 뒤 경실련 등에서 20년간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며 분양원가 공개와 후분양제, 분양가상한제 등을 주장해왔다.
특히 분양원가 공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SH공사는 김 사장 취임 이후 서울형 건축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임대주택에는 표준 건축비 3.3㎡당 300만~400만원의 표준 건축비를 기준으로 짓고, 분양주택에는 기본형 건축비를 약 600만원에 짓다보니 '임대주택이 품질이 낮다'는 고정관념이 형성됐다.
서울형 건축비는 분양·임대 상관없이 SH공사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에 3.3㎡당 800만원 이상의 건축비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 공급한 신규 아파트보다 ▲고급 설계 ▲고급 자재 ▲건설 기법 등을 도입해 공공주택에 사용해 민간 못지 않은 수준의 고품질 공공주택이 가능하고, 30~50년 사용 가능한 주택이 아닌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주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십년 째 분양원가 공개를 하지 않는 것과 달리 김 사장은 어떤 생각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분양 원가 공개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궁금하다.
▶지난해 11월 SH공사 사장으로 취임 한 이후 그해 12월 강동구 고덕강일4단지를 시작으로 2022년 1월 송파구 오금지구1‧2단지 및 구로구 항동지구2‧3단지, 2월 24일 강남구 세곡2지구1‧3‧4‧6‧8단지, 지난달 31일 서초구 내곡지구 등 공사가 건설한 아파트의 택지조성원가를 포함한 분양원가를 전면 공개했다.
분양 원가를 공개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아파트 가격 거품을 빼기 위해서라기보다, 왜 좀 더 좋은 주택을 공급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알기 위함이 더 크다. 이미 공개한 아파트의 건축비는 3.3㎡(평 당) 600만원에서 700만원대 정도로 볼 수 있다.
전용면적 82.64㎡ 아파트 건축비 원가는 1억 5000만원에서 1억 7000만원 수준이다. 우리 공사가 건설회사와 설계, 감리회사에 지급한 금액이다. SH공사가 지금보다 주택의 질을 높이려면 SH가 건설비용을 더 높게 책정하고 지급해야 한다. 좀 더 질이 좋은 주택을 건설하려면 우리 공사와 같은 건축주가 설계와 감리, 건설비용을 더 지급해야 한다.
이를 원칙으로 국토부가 만들어 운영 중인 '기본형 건축비'를 넘는 '서울형 건축비' 도입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 공사는 앞으로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기반으로 '서울형 건축비'를 활용할 것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2022.04.04 pangbin@newspim.com |
-후보자 시절 강남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고덕강일, 마곡, 위례 등 SH공사 부지를 중심으로 '토지는 공공 보유, 건물만 분양'을 적용해나갈 예정이며 올해 상반기 중 공급되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아가 공공소유의 저이용 토지를 중심으로 보다 많은 택지 확보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반값 아파트' 후보지로 불리는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데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
▶토지 공공 보유 건물만 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대상지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여론이 조장된 감이 있다. 향후 사업을 추진할 때 해당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서울시 및 자치구와 협의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추가로 토지 공공 보유 건물만 분양 주택이 시세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내 집을 가질 수 있다고 해서 가치도 반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민간 건설사보다 더 좋은 건물을 짓기 위한 준비도 같이 추진하고 있다. 시세보다 저렴하지만 가치는 훨씬 높고 좋은 품질의 주택임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 시장에 주거안정을 우선시하는 수요층을 위한 저렴하고 좋은 토지 공공 보유 건물만 분양 주택이 꾸준히 공급될 경우 무주택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주택시장에 가격 안정 효과 등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주택품질혁신처, 사업기획실 등 전담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배경이 궁금하다.
▶SH공사 5대 혁신방안 등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방향은 ▲안전경영‧투명경영 실천을 위한 실행체계 구축 ▲1구 1센터(주거안심종합센터) 설치 등 서울형 주거복지 전달체계 마련 ▲양질의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개발사업 추진체계 정비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핵심기능 강화 및 유사기능 통폐합 등으로 2021년 9월부터 서울시와 SH공사, 서울연구원이 공동으로 조직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의견수렴 후 지난 2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중대재해 발생 '제로화;-' 등 현장 중심의 안전경영 강화를 위해 '안전경영실'을 신설했다. 특히 원스톱 주거복지 서비스 제공을 통한 서울시민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주거안심종합센터'를 자치구별로 설치해 시민 누구에게나 소득과 가구원 수, 주거형태 등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공공주택의 품질을 대폭 개선하기 위해 '주택품질혁신처'를 신설했고, 신규 주택사업 부지 확보 및 저렴주택 모델 개발을 위한 '사업기획실'을 신설했다.
-임기내 중점적으로 실행할 계획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해줬으면 한다.
▶공사는 1000만 서울시민을 위한 주거복지 전문 공기업으로 재탄생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하는 주거 수요와 공기업 혁신 요구 등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5대 혁신방안을 마련해 올해 추진 할 계획이다.
5대 혁신방안에는 앞서 언급한 분양원가 공개를 비롯해 분양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춰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토지 공공 보유, 건물만 분양 등도 포함됐다. 또한 공사 설립 목적인 시민 주거생활 안정과 복지향상에 초점을 맞춰 서울시민에게 밀착형 고품격 주거복지서비스 제공하는 1가구 1주거복지종합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며, 공사 운영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LH보다 강화된 투기 및 부패방지장치를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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