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소지 경위와 관계없이 대마를 국내로 반입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마약수입죄로 처벌하는 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5'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산소 대심판정에서 선고를 위해 착석해 있다. 2021.10.28 kimkim@newspim.com |
앞서 청구인 A씨는 지난 2019년 베트남에서 대마오일 카트리지 5개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수하물로 기탁한 후 입국함으로써 대마를 수입했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됐다.
A씨는 "대마오일은 미국인 남편의 것이다"며 "입국하는 사람이 대마를 구입하지 않고 단순히 소지해서 국내로 들어온 경우에도 똑같이 처벌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5에 따르면 대마를 수입하거나 수출한 자 또는 그러할 목적으로 대마를 소지·소유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헌재는 "사전적으로 '수입'은 다른 나라로부터 상품이나 기술을 국내로 사들여 오는 것으로 이러한 해석은 해당 물품이나 기술을 구매하는 행위가 적법한 경우임을 전제로 한다"며 "대마와 같이 구입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인 경우에는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마의 사용과 유통이 금지된 국내에 대마를 반입함으로써 그에 따른 해악을 증대시켰다면 대마를 소지하게 된 계기는 중요한 고려요소라고 보기 어렵다"며 "대마의 수입은 대마를 소지하게 된 경위와 관계없이 국외에서 국내로 대마를 반입하는 행위를 의미함이 명확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대마는 소량만 흡입해도 환각상태를 일으킬 수 있고 재배와 제조가 비교적 쉬워 엄격히 차단하지 않으면 널리 보급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마약류관리법은 대마를 마약류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대마의 수출입·제조·매매·흡연·섭취를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마의 수출입 행위는 대마의 국내공급 및 유통가능성을 더욱 증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유통행위보다 가벌성이 더 크다"며 "이 때문에 대마를 국내로 반입하는 일체의 행위를 수입죄로 처벌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마를 구입해 국내로 반입한 경우에는 수입죄 외에 매수죄가 별도로 성립하므로 구입 없이 국내로 반입한 경우와 동일하게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며 "또한 구입이 수반되지 않은 경우라도 대마 수입행위는 국내 공급 및 유통가능성을 증가시켰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나 죄질이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이러한 점 등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고, 형벌 체계상의 균형을 현저히 잃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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