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전기차 구입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구입을 고민하던 중에 요즘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이 유지비 차원에서 적절하겠다 생각했다. A씨는 틈나는 대로 구매하고자 하는 모델을 비교해보고 있지만 가성비와 주행거리, 보조금, 출고시기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고민이다.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시작됐다. 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했다. 시장 점유율은 5.8%이며 운행 중인 전기차는 지난해 12월 기준 23만대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하는 방법은 낯설다. 오프라인에서 대리점을 방문해 영업사원을 통해 계약하던 기존 내연기관차 구매와 달리 전기차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등 판매방식이 다양하고 국가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지급 등의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기차 구매 방법 및 10개의 전기차 모델을 비교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부분을 정리했다.
◆ 딜러와 계약 또는 온라인 주문...보조금 신청이 '다른 점'
전기차도 구매방법은 기존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은 보조금을 지급받는 것이다. 전기차는 차량 가격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세부적으로 차량 가격이 5500만원 미만은 100%를, 5500만원~8500만원은 50%, 8500만원 이상은 지원하지 않는다. 보조금 신청은 대리점이나 지점을 방문했을 경우 영업사원에게 같이 제출하면 된다.
주요 전기차 중에서 보조금을 100% 지원받는 모델은 현대차 아이오닉5(롱레인지 2WD 19인치 기준), 기아 EV6(롱레인지 2WD), 한국지엠 볼트EV,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e-motion) 등이다. 이들 전기차 모델은 665만원에서 700만원까지 국가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자체 보조금을 더한 전체 보조금은 지역에 따라 900만원부터 1550만원까지 다양하다. 보조금은 3개월 내 출고가 가능한 차량에 한해 지급된다.
일부 차량은 온라인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국내에서 내연기관차는 대리점 판매를 원칙으로 하지만 전기차 모델에서는 온라인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테슬라는 전면 온라인 구매만 가능하며 한국지엠 볼트EV와 EUV, 폴스타의 폴스타2도 온라인으로 차량 선택부터 인도까지 진행한다. 온라인으로 차량을 구매할 경우 거주하고 있는 지자체에 연락해 보조금 지급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보조금이 100% 지급되다보니 아무래도 가격 경쟁력은 국산차가 앞선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모델에 따라 보조금을 100% 지급받을 수 있으며 특히 외국계 완성차업체인 한국지엠 볼트EV와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은 보조금을 최대로 지급받을 경우 2000만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하다. 전기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가격경쟁력이 이들 모델에서는 무색해지는 것이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도 폴스타2는 보조금을 100% 지급받을 수 있다. 폴스타2는 올해 변경된 보조금 정책이 발표되자 보조금을 100% 지급받을 수 있는 5490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사전계약 2000대가 완판되기도 했다.
◆ 주행거리는 테슬라·충전시간과 실내 공간은 아이오닉5
전기차 구매 시 가장 중시하는 부분 중 하나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이다. 전기차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못한 만큼 1회 충전 시 얼만큼 주행가능한지 여부가 곧 전기차 모델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비교 모델 중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가장 긴 것은 527km의 테슬라 모델3다. 국산 모델 중에서는 기아 EV6 롱레인지 2WD 모델이 483km로 가장 길다. 볼트EV와 코란도 이모션은 각각 414km, 307km로 길지 않은 편이지만 가격 경쟁력이 앞선다는 장점이 있다. 저온에서의 주행거리는 EV6가 446km로 모델3의 440km보다 길다. 겨울철에도 1회 충전 시 400km 이상의 주행이 가능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월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xEV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전기차 충전기를 둘러보고 있다. 2022.03.17 pangbin@newspim.com |
수입차 브랜드 중 메르세데스-벤츠 EQA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302km로 경쟁사 대비 아쉬운 편이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주행거리 기준이 유럽보다 엄격해 짧게 나온 경향이 있다"며 "고객 인도가 이뤄지고 직접 운전해본 고객들이 실제 주행거리가 타사 모델들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가 주행거리에서 다른 모델 대비 앞섰지만 충전 시간은 국산차가 수입차와 비교해 짧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5, EV6, GV60은 배터리 10%에서 80% 충전까지 급속으로 18분이면 충전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량을 충전시켜둔 채로 화장실을 다녀오고 한숨 돌리면 적당한 시간이다.
반면 수입차들도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1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EQA와 i4, 폴스타2가 30분, 모델3와 C40 리차지가 40분이다.
실내공간 역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다른 모델 대비 넓다. 아이오닉5의 휠베이스(축거)가 3000mm로 가장 넓고 같은 플랫폼의 EV6, GV60도 2900mm로 비교적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다. 이들 모델 3종은 넓은 차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통해 차량 내외부에 일반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볼트EV와 코란도 이모션은 각각 2600mm, 2675mm로 상대적으로 아담한 사이즈다.
수입 전기차들의 축거는 2700mm에서 2800mm대다.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가 2875mm로 비교 수입 전기차 중 가장 길었고 볼보 C40 리차지가 2702mm로 가장 짧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 3월 31일 서울 시내의 한 전기차 충전소. 2022.03.31 pangbin@newspim.com |
◆ 아이오닉5·EV6, 출고까지 1년 이상...수입차는 비교적 '원활'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출고기간은 완성차업체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숙제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은 반도체 수급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아 출고까지 대부분 1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4월 기준 현대차 아이오닉5는 출고까지 12개월, 기아 EV6는 16개월이 걸린다. 지금 전기차 구매를 마음 먹어도 내년은 돼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수입차들은 국내에 출시하는 전기차에 부품 우선 공급 정책을 펼치며 국산차 대비 신속하게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고 있다.
2월 중순부터 사전계약을 실시한 볼보 C40 리차지는 이달부터 출고가 가능하며 폴스타2도 사전계약 두 달만인 지난달부터 고객 인도가 이뤄지고 있다.
BMW 역시 i4를 출시한 지 일주일만에 사전계약 3700대를 달성하며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한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전기차는 각종 최신 기술들이 적용돼 반도체가 더욱 필요하다"며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출고 지연 문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본사와 소통을 하면서 적시에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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