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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초읽기...유럽 안보지형 흔든다

기사등록 : 2022-04-0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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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이르면 내달 가입 신청"...스웨덴도 합류 전망
러 "우리 방식으로 안보 밸런스 조정"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북유럽 국가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는 러시아의 북서부 국경과 맞댄 국가로 1990년대 스웨덴과 함께 군사적 중립을 선언한 국가다. 핀란드는 1939~1940년 겨울전쟁 등 소련의 공격을 받은 역사가 있다. 전쟁의 공포를 아는 핀란드 입장에서 군사 비동맹과 중립 노선은 중심 기조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 침공 초기에 해법으로 제시한 것도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化)'였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오랜 국시(國是)는 깨졌다. 핀란드와 스웨덴, 스위스 등 중립국들이 러시아 제재 대열에 동참했고 핀란드는 전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오랜 관행을 깨고 우크라 무기 지원에 나섰다.

핀란드 헬싱키의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항의 시위 현장. 2022.04.02 [사진=로이터 뉴스핌]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으로 유럽 안보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중립을 표방해온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한다면 나토는 러시아가 그토록 민감해하는 동진(東進)과 외연확장을, 러시아는 우크라 점령으로만 야심을 채울 순 없게 되기 때문이다. 

◆ "이르면 다음달 가입 신청"...핀란드 가입시 스웨덴도 뒤따른다 

우크라 다음 러시아의 침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나토 가입에 대한 핀란드 국민의 지지도는 1998년 여론조사가 실시된 이래 처음으로 과반이 넘는다.

핀란드 공영방송 Yle가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한 당시인 지난 2월 23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처음으로 과반이 넘는 53%가 나토 가입을 지지했다.

지난 3월 9일부터 11일까지 실시된 2차 여론조사에서는 이보다 높은 62%가 나토 가입을 지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 같은 여론 조사에서 지지 여론이 21%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민심의 동요다. 

핀란드 정부는 이달 말까지 의회에 안보 환경 변화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핀란드 의회가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해 결국은 가입을 추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전 총리는 5월에 정부가 나토 회원국 가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 국경일인 오는 5월 9일 '승리의 날'에 가입을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곧 일어날 것 같다"고 발언했다. 

실제로 의회 내에서는 오는 6월 말 스웨덴 마드리드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 전에는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웨덴도 나토 가입 추진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의 3월 초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51%가 나토 가입을 지지했다. 이는 러시아 침공 전인 지난 1월 조사 때 42%에서 상승한 수치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대다수의 외교관과 전문가들은 두 국가를 하나의 패키지로 본다"며 "하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다른 국가도 따를 것이다. 두 국가는 나토 회원국인 노르웨이와 스칸다나비아반도를 공유하고 있다. 나토 입장에서는 두 국가가 동시에 가입하길 바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는 진작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7일 취재진에 "두 국가가 가입을 신청한다면 모든 회원국이 그들을 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가입 신청 결정만 한다면 손쉽게 우리 동맹에 합류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2.03.23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밸런스 조정" 언급한 러시아...다음 타깃은 발트 3국?

영토 앞마당이 서방 군사동맹에 합류할 위협에 처해진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자국 만의 방식으로 "상황을 재조정(rebalance)"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날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만일 두 국가가 나토에 합세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서쪽 지역의 안보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러시아가 유럽 안보 지형을 재조정한다는 것은 나토가 두 국가를 흡수한 만큼 러시아도 추가 군사작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스투브 핀란드 전 총리도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과 정보전(戰) 등이 예상된다며, 가입 승인 절차가 마무리 될 때까지 러시아의 공격의 위협도 도사린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나토가 공개적으로 이들 가입을 환영한다고 밝힌 바, 가입 승인은 신속히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러시아가 우크라 다음으로 노리는 공격 대상이 발트 3국(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발트 3국은 모두 나토 회원국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의 엘리트층 출신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우크라 전쟁이 끝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최근 CNN방송과 인터뷰한 그는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하고 있는 상대는 우크라가 아닌 미국과 나토"라며 "다음 공격 대상은 발트해 국가들"이라고 주장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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