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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영 "만장일치 기준금리 인상…올해 물가 4% 근접"

기사등록 : 2022-04-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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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4월 금통위서 기준금리 1.5%로 인상
"고물가 장기화…대응하지 않을 수 없어"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4일 열린 4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정기회의 결과 기준금리가 1.50%로 0.25%포인트(p) 인상되는데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또 올해 물가가 연간 4%대에 근접하는 등 물가압력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측돼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 밝혔다.

주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에서 1.50%로 0.25%p 인상했다. 이날 금통위는 사상 처음으로 금통위 의장인 총재 공석 속에서 열린 가운데, 주 위원이 의장 직무대행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기준금리 인상 결정도 금통위원 6명 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주 직무대행은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지난 2월 말 금통위 이후에 우크라 사태 등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는데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한은 총재 공석임에도 불구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에 대해선 "당초 2분기가 지나면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는 언제가 정점이 될지 확실히 예단하기 힘들다'"며 "대략 연간으로 4%나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소비자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국제유가인데 국제유가가 높지만,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인다면 그에 맞춰 물가도 조정할 수 있다"며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말께 조금 낮아질 수도 있다. 다만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곡물가격 이런 것들이 어떻게 전개 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급등)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성장률이 지난 2월에 전망한 3%보다 다소 성장세가 낮아지겠지만 적어도 2% 중후반 정도는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4%정도라 높기는 한데 이 정도로 성장한다면 물가가 다소 높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주상영 의장 직무대행(금통위원)이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한국은행 17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가 금통위에 참석하지 않는것은 지난 1998년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겸임하게 된 이후 처음있는 일로 이번 금통위는 이주열 전 총재가 3월 31일 퇴임 후 차기 총재로 지명된 이창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9일로 예정되어있어 주상영 금통위원을 의장 직무대행으로 해 진행했다. 2022.04.14 photo@newspim.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이상 수준으로 올릴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릴수 있냐는 질문에는 "그럴 상황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뜻하는데 기준금리 결정을 할 때 주요 잣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미국의 경우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인데 물가상승 압력이 굉장히 높아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적어도 현재의 판단으로는 그 이상 수준으로 올려야 될 정도의 한계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중립금리 수준을 2.5%정도로 보고 있다. 

미 연준의 한 차례 이상 0.5%p 기준금리를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 내외금리차가 역전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내외금리차가 축소 또는 역전 되더라도 대규모 자본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과 동시에 자본 유출 압력을 발생시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 경제 성장세가 양호하고 경상수지 흑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경제 펀더멘탈이 양호하기 때문에 금리차 축소 혹은 역전이 자본 유출 압력을 높인다고 해도 대규모 유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5년과 2018년에도 내외금리 역전이 실제로 있었지만 그 당시 상황을 보면 채권 자금은 순유입 됐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고채 3년물이 8년 4개월 만에 3.00%를 돌파한 것에 대해서는 "시장 금리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때 언제든지 단순매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매입을 할 때 장기물의 비중이 높았던 건 사실이지만 3년물도 일부 포함해서 매입했다"며 " 시기 등을 사전에 정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이 경우에도 단순매입을 할 때 시장금리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때 한해 한시적으로 매입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환율이 12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미 연준의 긴축 강화, 우크라이나 사태, 유가 상승 등 금융 경제 여건 뿐 아니라 수급 상황 등의 다양한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올리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소비재, 자본재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환율 상승이 일시적이라면 그런 효과는 덜하겠지만 장기간 지속된다면 물가에 상당히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연말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종전 1.75~2.0%에서 2.5% 이상으로 치솟은 것에 대해서는 "시장의 기대가 다소 높아진 것 같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고, 미 연준의 빠른 긴축이 예고되면서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기대가 다소 높아지긴 했지만 어떤 좁은 범위에 모여있기보다는 다양해 졌다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금통위 의견도 그 전보다 조금 다양해 진것 같다. 물가를 보면 (기준금리를) 좀 더 높여야 하지 않냐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동시에 경기 하방 위험도 커졌기 때문에 생각이 다양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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