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14일(현지 시각) 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다만 3분기 중에 채권매입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혀 보다 매파적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한계대출금리와 예금금리도 각각 0.25%, -0.5%로 유지하기로 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결과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주목할 만한 건 ECB가 3분기 중에 채권매입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힌 점이다. 앞서 ECB는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채권매입 종료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해 왔다.
이날 성명에서 ECB는 "3월 회의 이후 취합한 데이터는 APP를 통한 채권매입이 3분기 마무리 되야할 것이라는 견해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보다 구체적으로 ECB는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통한 채권매입 규모를 5월에는 300억유로, 6월에는 200억 유로로, 4월의 400억유로에서 줄일 계획이며, 3분기 중에는 (매입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ECB는 채권매입 규모와 시기는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ECB는 채권매입 종료 이후 '어느 시점(some time)'에 금리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말해, 향후 수주나 수개월 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ECB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동결하기는 했지만, 유로존에서 물가가 고공행진하며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보다 공격적인 통화 정책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와 다우존스에 따르면 3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7.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ECB의 목표치인 2.0%를 두 배 넘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에서도 3월 CPI 상승률이 8.5%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내달 정책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9시 30분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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