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이 2018년 폐쇄했다고 밝힌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
1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 주변에 추가 구조물을 건설하고 장비 설치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말했다.
3월 4일 위성촬영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신축 구조물과 목재로 추정되는 적재물이 보인다. 2022.4.14 [사진=맥사 테크놀로지/VOA] 2022.04.14 medialyt@newspim.com |
후루카와 전 위원은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민간연구단체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를 통해 발표한 풍계리 핵실험장 분석 보고서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3번 갱도에서 계속적인 추가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북한의 핵실험 시기와 관련해선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당시 갱도의 손상 정도와 북한의 핵실험 계획 횟수를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2011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후루카와 전 위원은 지난 8일과 14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3번 갱도 주변에서 통나무 더미가 쌓여 있던 면적이 더욱 확장된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3번 갱도 내부 구조의 복구를 위해 더 많은 통나무가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또 3번 갱도 주변에 최소 2개의 새 구조물이 건설된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3번 갱도 입구 주변에서 검은색 선형 구조물이 포착됐는데, 이는 1차 입구와 2차 입구를 잇는 것으로 추정되는 배수로, 혹은 통로이거나 흙으로 덮인 전기 케이블 선로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3번 갱도 2차 입구 근처에서 상자 또는 지지대로 보이는 구조물도 새롭게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밖에 기존에 철거됐던 구조물을 재건하거나 개조한 징후도 확인했고, 갱도 근처 개활지에서 교통 표지판과 차량의 이동 흔적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어 갱도 주변에서 통나무 더미와 흙더미, 목재 가공 폐기물 등 갱도 굴착과 관련된 움직임들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지난 6일과 14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3번 갱도 2차 입구 주변에 쌓인 폐기물 더미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 증거가 필요하겠지만 갱도 굴착 활동 속도가 다소 느려졌거나 일시적으로 중단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혹은 현재 작업이 갱도 내부 구조의 보강과 인근 구조물의 건설 혹은 지원 장비 설치에 집중된 것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이런 관측들은 북한이 3번 갱도 복구를 위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북한이 3번 갱도에서 장비 설치 준비를 시작했을 가능성을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실험은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잠재적 핵실험 가능 시기를 평가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며, 기술적 관점으로 볼 때 2018년 5월 핵실험장 폭파로 인한 3번 갱도 내부 구조의 손상 정도와 북한이 계획하고 있는 3번 갱도에서의 핵실험 횟수가 핵실험 가능 시기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후루카와 전 위원은 지난달 말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분석 보고서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내 4개 갱도 중 과거 핵실험에 사용된 적이 없는 3번 갱도로 통하는 남쪽 입구에서 활발한 핵실험 사전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6일 발표한 추가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 2차 입구를 설치하고 갱도 내부 굴착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잠재적인 핵무기 실험에 사용할 수 있도록 3번 갱도 복원 작업을 계속 진척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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