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검찰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가 불가능해지면 억울한 국민을 구제할 방법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과 검찰간 '크로스 체크'가 불가능해 잘못된 수사를 바로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대검찰청은 15일 '검수완박 Q&A 자료'를 발표하고 검찰 수사권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잘못된 경찰 수사를 바로 잡은 건수가 2만건에 달했다. 특히 검찰은 경찰의 불충분한 수사를 시정한 사례로 최근 논란이 제기된 '가평 용소계곡 살인사건'과 '유명 연예인 남편의 살인사건' 등을 제시했다.
아래는 검찰이 지적한 검수완박의 문제점과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의 모습. 2022.01.25 pangbin@newspim.com |
▲'검수완박'이란 무엇인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줄임말로 검찰이 맡고 있는 경찰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수사, 부패・공직자・선거・경제・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중요범죄 수사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검사의 수사권에 대한 내용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제196조), 검찰청법(제4조 제1항 제1호) 등에 규정돼 있다. 검수완박 법안의 주요 내용은 위 법률 규정들을 삭제 또는 전면 개정한다는 것이다.
▲검수완박이 되면 검사는 보완수사를 할 수 없나?
검사가 범죄자를 기소하려면 해당 사건의 피의자가 그 범죄를 저질렀는지, 범죄를 입증하는 증거는 충분한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려면 검사가 피의자나 고소인에게 전화도 하고, 경우에 따라 사건관계인을 검사실에 불러 진술도 들어야 하는데 검수완박이 되면 검사는 아무런 수사를 할 수 없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면 혐의 입증을 위한 추가 수사는?
검사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보완수사하지 못한다. 증거가 부족해 기소할 수 없으면 사건을 모두 경찰로 되돌려 보내 추가 수사를 하게 해야 한다. 특히 구속사건 문제가 심각하다. 경찰과 검사는 각 10일간(검사는 1회 연장 가능) 피의자를 구속해 수사할 수 있는데 혐의가 분명하지 않은 피의자라도 검사가 신속히 수사해 석방하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수사가 지연되지 않나?
검사가 경찰로 사건을 돌려보내면 경찰은 아무런 시간적 제약 없이 사건을 수사할 수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전 검사가 경찰에 수사지휘한 사건은 3개월 내에 이행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현재,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한 사건의 절반 가량(56.5%)만 3개월 내 이행되고, 1년이 지나도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8.9%(3843건)에 이른다.
▲검사의 보완수사가 꼭 필요한가, 경찰이 하면 되지 않나?
검사는 완벽하지 않은 경찰의 실수를 바로잡아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수사기관의 크로스 체크(Cross-check)는 꼭 필요하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평 용소계곡 살인사건이나 2017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명 연예인 남편에 대한 살인교사 사건은 모두 경찰의 수사가 조금씩 부족하고 불충분했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밝혔다.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검사가 바로잡은 경우가 많이 있었나?
2019년과 2020년에 검사가 경찰의 잘못된 결정을 바꾼 사례는 약 3만건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인 2021년에는 약 2만건 정도로 줄었다. 검수완박이 되고 경찰만 수사한다면 검사가 경찰의 과오를 바로잡는 사건수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6대 중요범죄를 반드시 검사가 수사해야 하나?
부패・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는 범죄가 은밀하게 벌어지고 범죄자들이 입을 맞춰 증거를 숨기므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사하지 않으면 그대로 묻힐 수 있다. 공무원이 인허가권을 빌미로 거액의 뇌물을 받거나, LH 사건같이 공무원이 부동산 개발 비밀을 이용하여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검사가 6대 중요범죄 수사권을 가지고 있으면, 표적수사를 하는 것 아닌가?
검사의 6대 중요범죄 수사는 90% 이상 고소・고발・수사의뢰 등을 단서로 개시된다. 임의로 수사대상을 정할 수 없다. 검사가 기소한 사건이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면 그 검사는 책임을 져야 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
▲해외 선진국들은 수사와 기소권이 분리되어 있지 않나?
수사는 기소와 재판을 위한 사전절차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따로 떼어 분리할 수 없다. OECD 국가 35개국 중 27개국이 검사의 수사권을 헌법이나 법률로 보장하고 있다. 나머지 영미법계 국가들은 우리와 법체계가 달라 명문의 규정이 없을 뿐 수사와 기소를 융합해 중대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면 누가 중요범죄를 수사하나?
중수청이나 특별수사청 등의 별도 수사기관이 설립될 수 있는데 신설기관 부지 확보 등과 시스템 구축에 수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7개 중수청(본청‧지방청) 건축비만 5400억원으로 예상된다. (19년 전주지검 신축비 770억원 기준) 경찰이 국가의 수사권 대부분을 독점하게 되면 그동안 상상하지 못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고소・고발 사건이 경찰에 몰려, 현재 경찰은 고소장을 무단 반려해 물의를 빚고 있을 정도다. ㈜대구메트로환경 간부의 횡령 사건 고소장 반려 등이 대표적이다.
▲검수완박이 되면 특별사법경찰관리의 수사는 어떻게 되나?
특별사법경찰관은 2020년 약 8만5000건, 2021년 약 7만4000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검수완박이 되면 검사는 기본적인 수사권이 없으므로 특사경을 지휘해 수사를 할 수 없다. 행정공무원인 특사경이 위법하게 증거를 모으거나 잘못된 판단을 해도 검사는 이에 개입할 수 없다.
▲경찰의 수사력을 강화하거나 중수청을 설치하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하면 되지 않나?
제도 보완까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걸릴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부패와 범죄에 대해서는 누가, 어떻게 대응하나. 공수처의 경우 출범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1건의 기소를 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검사의 수사권은 헌법에 규정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맞나?
헌법이 검사에게 영장 청구권한을 부여한 것은 일반적 수사권을 보유하면서 다른 기관의 수사까지 관장하는 기관임을 전제한다. 영장은 검사의 명의로 청구하는 것으로 사건기록을 검토해 영장을 청구하는 행위 자체가 수사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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