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가운데 유독 처음처럼 등 소주 부문은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 소주시장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2019년 이후 수년째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소주 매출액은 전년 대비 성장하며 1위를 공고히 했다. 코로나19 영향을 벗어나 본격적인 일상회복으로 진입하는 올해부터는 소주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소주시장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처음처럼 꿀주, 별빛청하 등 신제품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대실적 롯데칠성, '처음처럼' 소주는 역성장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50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22억원으로 87.4% 늘었었고 순이익은 1371억을 거둬 흑자전환 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음료사업 매출은 1조 6729억원으로 전년 대비 7.8%늘었고 주류사업 매출액은 6722억으로 전년대비 10.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사업과 주류사업이 두루 성장한 결과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04.22 romeok@newspim.com |
코로나19 거리두기 여파에도 주류사업이 호실적을 냈음에도 유독 처음처럼을 비롯한 소주 부문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부문 매출액은 2841억원으로 전년 2904억원 대비 2.1%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매출액 3537억원과 비교하면 19.6%나 줄어든 수치다.
반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경우 되려 참이슬, 진로 등 소주 부문 매출액이 늘었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소주부문 매출액은 2019년 1조1564억원, 2020년 1조2870억원, 2021년 1조2922억원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의 시장 점유율은 약 65%, 롯데칠성음료는 15%가량인 것으로 알려진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지난 2년간 '1위 제품 쏠림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일수록 절대적인 1위 제품 선호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그간 코로나19로 유흥시장의 주류소비가 침체되면서 기존에 먹던 제품을 찾는 경향이 심화된데다 하이트진로의 진로소주가 성장한 효과도 적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핑크 제니의 '처음처럼'vs '참이슬·진로'의 아이유+두꺼비 연합 경쟁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5년 만에 '처음처럼' 모델을 블랙핑크의 제니로 교체하면서 이미지쇄신을 꾀한 바 있다. 처음처럼의 '부드러운 맛'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제니를 모델로 발탁한 것이다.
그러나 '처음처럼' 소주 단일브랜드만으로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진로' 연합의 성장세를 따라잡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복고 열풍에 힘입어 원조 두꺼비 소주를 재해석한 '진로이즈백'을 출시했다. 기존 참이슬이 '깨끗한 소주 맛'을 강조했다면 진로소주는 '부드러운 맛'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과 맛과 이미지가 겹치면서 점유율 확대를 꾀한 것이다.
2021.01.11 hrgu90@newspim.com |
또한 진로소주의 두꺼비를 활용한 캐릭터숍 '두껍상회'를 운영하는 등 젊은 2030을 겨냥한 마케팅도 강화했다. 아이유를 전면에 내세운 참이슬과 두꺼비 캐릭터의 진로소주 등 투 트랙으로 소주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이에 맞서 롯데칠성도 올해 들어 소주 시장에 변화구를 던지고 있다. 올 초에는 제니 앞세워 '홈술족'을 겨냥한 처음처럼 영상광고를 선보였으며 지난 15일에는 처음처럼에 꿀향을 첨가한 '처음처럼 꿀주'를 출시했다. 처음처럼 꿀주는 소주 특유의 알코올 향을 줄이는 대신 맥주 향과 꿀 향을 어우러지게 해 부담 없이 음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고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유흥시장의 '소주 경쟁'도 다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업계에서는 변이 바이러스 등장 및 방역정책 변화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올해 소주 부문에서는 처음처럼 꿀주에 이어 별빛청하를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며 "거리두기 완화 이후 유흥채널 및 코로나19 상황 등 시장상황을 관망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유의미한 활동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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