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대학 교수 등 교직원이 본인의 중·고교생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논문이 1000건 넘게 적발됐지만, 입학취소 등 실질적 조치를 받은 학생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를 포함한 5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연구논문 실적으로 해외 대학에 진학한 학생에 대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아 '보여주기식 조사'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전경 [사진 = 뉴스핌] |
25일 교육부가 발표한 '미성년 공저자 연구물 검증' 결과에 따르면 연구에 기여하지 않았는데도 공동저자로 올린 연구물은 27개 대학에서 96건으로 조사됐다.
이번 실태조사는 2007년부터 2018년 사이에 발표된 연구물 중 2년제 대학을 포함한 일반대학, 전임·비전임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고등학생 이하의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을 비롯해 학술대회에서 발표 목적으로 만든 연구물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부당저자로 등재가 확인된 연구물에 연루된 교원은 69명이었고, 미성년자는 82명이었다. 부정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연구물 중 교원과 미성년 자녀가 함께 공저자로 등재된 경우는 교원이 29명, 미성년자가 33명이었다. 이른바 동료 교원의 미성년 자녀 등을 등재한 사례는 교원이 40명, 미성년자가 49명이었다.
문제는 연구부정이 입증된 직원에 대해 대부분 경징계 또는 주의·경고 등 '솜방망이 처분'이 내려졌다는 점에 있다. 연구부정의 고의성 등에 따라 교원 69명 중 퇴직교원 2명을 뺀 67명에 대해 중징계는 고작 3명에 불과했다. 경징계 7명, 주의‧경고는 57명 등으로 처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국가연구개발사업과 관련한 연구부정도 나타났지만, 3년을 초과한 참여제한 조치가 내려진 교원은 고작 2명뿐이었다.
부당하게 저자로 등재된 미성년자에 대한 처분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결과 46명 중 10명이 연구부정 연구물을 대입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입학취소가 결정된 사례는 자녀 3명, 비자녀 2명 등 총 5명에 불과했다. 해외 대학 진학에 사용된 논문은 자녀와 비자녀 모두 36건이었지만, 이에 대한 추가 조치는 진행되지도 못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해외 대학생은 교육부 지도 관할에 미치지 않고, 추가 조사를 위해서는 당사자 동의 등 여러 협조가 있어야 한다"며 "개인정보 보호차원의 법률 자문 결과 저희가 반영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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