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틀째 파행됐다. 이로써 오늘(26일)까지인 법정 청문시한도 넘기게 됐다. 후보자 자료 제출 문제로 총리 인사 청문회가 파행한 것은 박근혜정부 당시 2015년 2월 이완구 전 총리 후보자 때 이후 처음이다.
주호영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의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위원들이 집단 불참하면서 회의 시작 30여분 만에 산회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민의힘 의원 7명이 전원 참석한 반면, 민주당과 정의당은 각 당 간사인 강병원·배진교 의원만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2.04.26 kilroy023@newspim.com |
먼저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법정 기한 내에 이뤄지지 못하고, 양당간에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못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오랜 국회의 전통이 법정 기일을 지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아름다운 전통이 이번에는 깨질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가의 운영은 여야가 따로없다. 야당은 늘 국가에 함께 가는 동반자이고, 야당이 주는 대안들을 여당은 늘 함께해야 한다"며 "청문회 또한 야간의 목소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국민께서 묻고, 듣고 싶어하는 만큼 야당 의원님들을 통해서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제부터 회의가 중단됐고 오늘 하루만 가지고는 (청문회가)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의사일정을 양당 간사가 협의해서 새로 청문회를 열었으면 좋겠다는 강병원 간사님 요청이 있었다"며 "그런 부분을 저희가 다시 한번 신중히 검토해야 할 시간이 됐지 않나 싶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양당간 협의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려해 주시면 관련된 회의 일체를 위원장님께 보고드리면서 새로운 일정을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사실상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 재조율을 시사했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야당의 간사로써 국민들께 이런 모습을 보여드린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 하지만 우리 국민들께서 우리 당에 맡긴 책무가 아니라 국회에 맡기신 책무가 있다. 책무는 바로 새 정부의 총리 후보자에 대해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정과 상식의 잣대로 의혹을 꼼꼼하고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한 책무를 맡기셨다. 그러기 위한 민주당, 정의당의 충정으로 국민들께서 이해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참 안타깝다"며 "어제도 한 후보자께서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에 대해서 다 충실하게 다 제출했고 소명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중에 한 3가지 정도를 예시를 든 것 뿐인데 딱 3가지에 대해서만 미흡하게나마 제출을 하셨다. 부동산거래기록과 납세기록을 냈다고 하셨는데 사실은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후보자께서 국회가 재산형성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 요청한 AT&T 등 외국기업에서 받은 6억2000만원의 월세소득에 대한 납세내역, 부동산법인과의 거래내역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며 "배우자 미술품 거래 내역도 다 냈다고 했는데 제출한 내용은 판매된 작품이 10점이고 그 액수가 1억원이라는 것 외에 어떠한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적어도 최소한 법인이 사갔다고 하면 법인 이름은 밝힐 수 있는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특히 강 의원은 "백미는 김앤장 법률 사무소 업무내역을 제출했다는 대목이다. 총 6페이지인데 영문연설문을 빼고 나면 고작 A4 한장 반"이라며 "4년 4개월을 근무하면서 20억을 받았다는데 한 일은 간담회 4번 참석이 다란 말이냐. 국민께서 이 해명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냐. 후보께서 총리이력을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한 정관예우의 끝판왕이냐"고 한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또 추후 일정협의와 관련해 강 의원은 "저희도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만 한정해서 후보자께 자료 제출 요구를 하겠다"며 "그 부분가지고 성일종 간사님과 일정까지 전향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가 산회 후 나서고 있다. 2022.04.26 kilroy023@newspim.com |
이어 정의당 간사인 배진교 의원도 "어제와 오늘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못한 점에 대해서 송구한 마음으로 앉아있다"며 "어제 전체회의에서 성일종 간사님과 국민의힘 의원님들께서 야당 의원들이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무리한 자료요구로 청문회를 방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오늘은 직접 참석해서 후보자가 얼마나 자료제출에 불성실한지 국민여러분께 직접 이야기하러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먼저 그는 "후보자 재산 축적 형성과정에 많은 의혹이 있다. 외화와 관련된 자료는 전부 개인정보 활용 비동의로 제출이 안됐다. 이게 정말 의미 없는 자료인가. 이게 무리한 요구인가. 그럼 국민의힘 의원들은 왜 요청하신거냐"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 "주택자금 등은 대출받지 않았는지 LH와 주택금융공사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는데 이것도 개인정보활용 비동의해서 자료확인이 안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가장 중요하게 문제제기 되는것이 이해충돌문제다. 주택매입과 임차 과정에서 외국기업과 계약해 6억원 넘게 임대수익을 올렸다. 그런데 자료가 너무 오래되서 없다는 것다. 그래서 저희가 종로구청에 자료요청했는데 비동의를 해서 자료를 구할 수 없었다"며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아무 문제없다고 하셨는데 자꾸 비동의를 하시냐. 떳떳하면 자료제출 비동의 하실필요가 없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배우자 관련된 자료도 요청을 했는데 대표적으로 최근 5년간 관세신고한 내역 요청했다"면서 "후보자는 신고내역이 없다고 했고 배우자는 개인정보활용 비동의로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한다. 배우자 이름으로 해외에서 물건을 들여오면 어떻게 확인하냐"고 비판했다.
끝으로 배 의원은 "이번 청문회처럼 개인정보 비동의로 자료제출이 안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국민의힘 의원님들께서 바로 잡아주셔야 한다"면서 "야당이 근거없이 청문회를 방해하고 발목잡는다고 하지 말고 후보자가 책임있는 자세로 청문회에 나설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인사특위 위원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마무리 발언으로 "총리 후보자의 정책능력이나 국정운영방향을 국민들께 보여드리면 좋은데 자료 제출문제로 이틀간 공전을 하고 있어 참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특별히 후보자께 한말씀드리면 이전 총리 후보자에 비해서 전체 자료제출건수나 제출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왜 나에게만 왜 엄격하게 하느냐는 불만이 있을수 있다"면서 "하지만 헌법에 국무총리 내정자는 본 회의에서 인준표결을 받아야 하고,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어야 인준표결이 가능하다. 지금은 민주당이나 정의당이 과반을 넘는 압도적인 당이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할 수 없으면 인준절차에 커다란 장애가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특별히 그 점을 고려하셔서 제출할 수 있는 자료는 최대한 제출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민주당과 정의당도 도저히 제출 불가능한 자료까지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다시 인사청문회를 위한 일정을 여야간 정하겠지만 그때는 자료제출 문제로 인사청문 시간이 쓰여지지 않기 위해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음 일정과 시간은 간사단 협의로 정해지는데로 추후 통보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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