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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피커'들 설전..."GDP 희생할 수도" vs "네 배 부르면 끝?"

기사등록 : 2022-04-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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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비공식 대변인 후시진 vs 경제학자 마광위안
후시진, 상하이 상황 관련 여론 검열도 일부 인정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대표 오피니언 리더들이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에 봉쇄령이 내려진 지 한 달째. 고강도 방역 조치에 중국 경제 전반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성장률 보다 인민 건강이 우선"이라는 주장에 "네 배 부르면 끝이냐"는 반박 의견이 제기됐다.

개인적인 견해에서 비롯된 의견 충돌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중국 여론 형성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 '헤비급' 인물들의 발언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민심을 엿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게 현지의 반응이다.

설전의 포문을 연 것은 중국 관영 매체로 분류되는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편집국장 출신 후시진(胡錫進)이다. 그는 최근 959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자신의 SNS에 상하이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많은 외신들이 중국 경제가 전염병과의 싸움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부분적 정지 상태에 빠졌다고 말하고 국내 인터넷 상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다"며 "오미크론은 확실히 우리에게 충격을 줬고 전염병과의 싸움을 위해 일시적인 경제 손실을 감내하는 것은 국가 스스로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경제적) 손실은 국가가 인민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우리의 경제성장률(GDP)이 분명 이로 인해 하락하겠지만 그건 '조금'일 뿐"이라며 "지금의 고강도 방역 의의를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다. 미래의 시간은 우리 '제로 코로나'의 최대 위력이 무엇이고 어떤 것들을 제한했는지를 검증해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타칭 '중국공산당 비공식 대변인'으로 일컬어지는 후시진의 이 같은 게시물은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을 불러일으켰다. 코로나19 사태를 조속히 종식하기 위해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도시 봉쇄 등 고강도 방역 정책으로 인해 기저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제때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한다거나 먹을 것이 부족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인민의 생명 안전 보호'라는 구호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사진=후시진(胡錫進) 웨이보 갈무리]

중국의 유명 경제학자로서 243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마광위안(馬光遠)은 즉각 후시진에 대한 저격글을 올렸다. 실명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후시진의 글이 올라온 지 수 시간 만에 후시진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자신의 저격 대상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

마광위안은 "해변을 산책하다 누군가의 평론을 봤다. '중국의 GDP가 하락하겠지만 조금이다. 이것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었다"며 "자신의 배가 부를 때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영세기업, 감원으로 일자리를 잃고 수입원을 잃은 사람을 볼 수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내 배가 부르다고 해서 민간의 고통을 잊어서는 안 된다. 건설적 의견을 많이 내고 대가를 최소화 해야 한다"며 "그것이야말로 배불리 먹는 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마광위안(馬光遠) 웨이보 갈무리]

마광위안 이후에는 중국의 또 다른 '헤비급' 오피니언 리더이자 경제학자인 런쩌핑(任澤平)이 등판했다. 중국 헝다(恒大)그룹 산하 헝다경제연구원 원장 재직 시절 1500만 위안(약 28억 6000만 원)의 고연봉으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후시진과 마광위안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현재의 상황에서 경제학자·과학자·언론인 등은 최대한 안정적 성장·과학적 방역·생산 및 조업 재개·민생 등을 위해 실질적인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며 "그럴 수는 없고 걱정이 된다면 말 하지 않고 침묵해도 된다. 다만 본심에 위배되는 말은 하지 말아라. 거시적인 것은 데이터고 미시적인 것은 얼마나 많은 가정들이 비관적이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후시진은 상하이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한 인터넷 게시물 검열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중국 당국이 인터넷 여론을 관리하고 있음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서방에 비해 의견 수용도가 높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정부를 또 한번 두둔했다.  

그는 "인터넷 관리자들이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이 각 지방정부가 의견을 중시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중국 인터넷 상에서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서방 국가보다 훨씬 쓸모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인터넷 관리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터넷이 정치적인 면에서 중국을 '개조'할 것"이라며 "인터넷 관리는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민중이 의견을 나타나는 데 필요한 공간을 남겨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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