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SK하이닉스가 지난 2020년 생산한 일부 D램에서 품질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해당 제품을 모두 교체해주기로 하고, 교체로 인한 비용 3800억원을 1분기에 반영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시점이라 뼈아픈 손실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깊은 사과와 함께 철저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SK하이닉스 27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과거 판매된 일부 D램 제품에서 품질 저하 현상이 발생해 이에 따른 비용을 회계상 인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이천 M16공장 전경 [제공=SK하이닉스] |
품질 저하 현상이 발생한 D램은 지난 2020년 중반 특정기간에 생산된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이 사용된 지 1년 가량이 지난 지난해 중반부터 품질 저하 현상을 보고받고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반도체 제품은 개발부터 생산, 판매 과정에서 불량을 발견하고 확인하는 반복 과정을 거친다"며 "최근 기술 난이도가 증가해 이에 따른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품질 이슈가 발생한 것은 SK하이닉스에 책임이 있다"며 "고객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SK하이닉스는 해당 고객과 협의해 보상 방안을 마련했다. 대부분 고객들이 제품 교환을 요구하면서 최대 2년간에 걸쳐 해당 제품을 교환해 주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소요될 비용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출한 결과 3800억원을 일회성 판매보증충당부채로 1분기에 회계처리하기로 했다.
노종원 사장은 "충담 비용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책정해 향후 이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은 낮다"며 "앞으로 모든 제품에 대해 품질 검증 과정을 철저히 진행하고 품질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품질 저하 제품 교체로 인한 향후 D램 수요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노 사장은 "품질 저하 이슈가 D램 전체 수요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며 "2년간 교체를 진행해도 수요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D램 품질 저하 이슈는 깊이 반성하며 전 프로세스에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이런 문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 [사진=SK하이닉스] |
품질 저하 이슈와 솔리다임 설립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1000억원)에도 불구,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전년 동기(8조4942억원) 대비 43.1% 증가한 12조155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조8596억원은 전년 동기(1조3244억원) 대비 115.9% 늘었다.
통상 1분기는 반도체산업 전형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산업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 매출을 넘어선 기록이다. 영업이익도 1분기 기준으로는 2018년 다음으로 높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들어 공급망 불안 등 어려운 사업환경에서 일부 IT 제품의 소비가 둔화됐다"며 "하지만 고객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맞춰가는 한편 수익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호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따.
다만 2분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중국의 '락다운'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서다.
특히 공급망 이슈로 반도체 공장으로 들어오는 장비 반입이 계속해서 늦춰지고 있는 점은 SK하이닉스의 첨단 공정 개발 속도를 늦추고 있는 주요 이슈다.
노 사장은 "반도체 장비 도입 지연으로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에 현실적인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며 "연간 계획에 소폭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를 생산성 향상으로 커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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