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이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저지를 위해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선인측은 물론 국민의힘까지 국민투표 제안에 힘을 실으며 정면돌파를 시도하려는 분위기다.
거대 의석의 민주당에 맞서기 위해 검수완박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큰 국민을 끌어들여 판을 뒤집어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투표법 개정은 물론 검수완박이 국가 안위적 문제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당선인 측에서는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 국민투표 불가능' 발표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4.28 photo@newspim.com |
국민투표 제안은 지난 27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의 입을 통해 처음 거론됐다. 그는 "민주당이 국회에서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 검수완박 법을 다수의 힘으로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국민투표 안을 당선인께 보고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선관위는 국민투표법 조항 중 재외국민 참여를 제한하는 점이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았던 것을 이유로 효력이 상실돼 현행 규정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장 실장은 선관위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선관위는 합의제 기관이고 정식으로 안건 상정을 해서 결론이 난 것도 아닌데 사무처 직원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월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법 개정안을 거대 의석을 점한 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사실상 국민투표가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장 실장은 "투표인 명부 문제만 정리를 하면 입법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면서 "민주당이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국민투표가 두려운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투표 관련 보고를 당선인께) 아직 드리지는 않았다"면서도 "잘 다듬어서 보고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검수완박 vs 부패완판 범국민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4.28 kimkim@newspim.com |
국민의힘 역시 윤 당선인측의 국민투표 추진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희도 연구는 해봐야겠지만 아시다시피 국민투표 발의라고 하는 건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선인이 취임하신 뒤에 행사할 의향이 있는지 등은 인수위에서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지 않겠나"라며 "만약 이뤄진다면 여당으로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수위 측과 소통해서 당에서 지원 필요한 부분 있으면 즉각적으로 국민투표에 있어서 재외국민 대한 부분은 즉각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헌법 제72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외교, 국방, 통일,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 다만 검수완박 법안이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냈던 신평 변호사는 국민투표 의제로 삼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신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글을 통해 "(검수완박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국가의 헌법질서를 문란시켰다는 점에서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관위 해석과 관련해서도 "하위규범인 법률의 미비로 그보다 상위규범인 헌법의 효력을 무력화시키는, 즉 오늘의 논의에서 대통령의 국민투표부의권을 부정해버리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또 "어느 법률의 조항이 위헌무효라고 하더라도 그 법률 전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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