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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실적 부진 경고 빅테크, 다음 타자는 엔비디아?

기사등록 : 2022-05-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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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점 재고 증가· 암호화폐 업계 수요 둔화 전망
반도체 호황 끝났다는 '비관론'도 나와
엔비디아 1분기 실적, 5월말 발표 예정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대형 기술주의 대표 주자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이 명성이 무색하게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기간 수요 폭등에 따른 호황을 누린 엔비디아의 앞날도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28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애플(종목명: AAPL)과 아마존(AMZN)은 실망스러운 가이던스 발표에 주가가 급락했다.

아마존 · 애플 · 페이스북 ·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애플은 1분기 기대 이상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으나 2분기 가이던스는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의 봉쇄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으로 2분기 공급과 수요 모두 악화되며 2분기 매출에 40~80억달러 타격이 있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아마존도 2분기 매출 전망을 1160억~1210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월가 컨센서스인 1255억에 못 미쳤다.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역시 팬데믹과 전쟁으로 이례적 성장 둔화 및 도전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 엔비디아 재고 증가· 이더리움 업그레이드 따른 수요 감소 예상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등으로 실망스러운 가이던스 내놓으며 빅테크 기업들의 앞날에 암운이 드리운 가운데, 배런스는 코로나 기간 수요 폭등으로 호황을 누린 엔비디아가 애플, 아마존 등에 이어 차기 빅테크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 중 하나로 매체는 지난 18개월 출시 때마다 매진 사태를 빚던 엔비디아의 주력 그래픽 카드의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동안 웃돈을 얹어줘야 할 정도로 구하기 힘들었던 엔비디아의 게임용 그래픽 카드가 마이크로센터, 뉴에그, 아마존 등 주요 전자제품 웹사이트에서 손쉽게 구매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일부 소매업체에서는 재고 증가로 가격 할인 혜택까지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줄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엔비디아는 팬데믹 기간 수요가 급증하는 틈을 타 성능이 개선된 그래픽 칩을 출시할 때마다 가격을 인상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배런스는 이같은 고가 정책이 이제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례로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9월에 RTX 3080을 699달러에 출시했는데 지난해 6월에 성능이 개선된 RTX 3080을 선보이며 가격을 1200달러로 50%가량 올렸다.

산업 애널리스트인 존 페들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그래픽 칩 가격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래픽 칩 가격이) 역사적 평균인 500~700달러선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게이머들은 통상 2~3년 주기로 그래픽 카드를 업그레이드하는데, 팬데믹 기간 '패닉 바잉'이 미래 가수요를 끌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매체는 시총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이 올해 채굴 방식을 '작업 증명' 방식에서 '지분 증명' 방식으로 변경하면 이더리움 채굴에 고성능 그래픽 카드가 필요 없어진다며,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더리움 업그레이드는 올가을까지 지연될 수도 있지만, 일단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중고 시장에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가 넘쳐나며 공급 과잉이 빚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과거 2013~2018년 암호화폐 거품이 형성되고 붕괴되는 사이클을 거치는 동안 실제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졌던 적이 있다.

문제는 그래픽 칩의 수요 둔화와 가격 인하는 엔비디아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2020년에 암페어 아키텍처 기반의 칩 사이클을 시작하면서 지속적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강력한 실적을 내놨다. 하지만 배런스는 이제 그 같은 눈부신 실적은 과거의 영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주주들에게도 분명 반갑지않은 소식이다. 엔비디아의 PER(주가수익비율)이 향후 12개월 실적 전망치 기준 약 38배로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주가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태에서 기대 이하의 실적은 주가 하락으로 직행될 수밖에 없다.

◆ 도이체방크 "반도체 주식 투자 사이클 상 '지옥' 단계" 경고

반도체 업황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비대면 근무가 대면 근무로 전환되면서 주요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루이스트의 윌리엄 스타인 분석가는 배런스에 반도체 제조업체의 추세가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컴퓨터, 소비자 및 통신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등 일부 반도체 공급업체의 경우 수요가 빠르게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인텔, AMD, 엔비디아 등 주요 비(非)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사진=셔터스톡]

그는 이를 두고 단기에 그치는 일시적인 역풍일 수도 있다면서도 "수요 급감에 충분한 추가 공급이 결합하면 전통적인 침체 사이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 역시 반도체 주식이 아무리 이익이 좋아도 다가오는 경기둔화 우려로 투자자들이 매수를 꺼리는 사업 사이클상 '지옥'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255달러로 기존보다 10%가량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비관적인 경고가 흘러나오며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4% 하락하며 2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28일 종가 197.82달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학개미들은 이같은 주가 하락을 '줍줍' 기회로 보고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 가운데 2위로 이름을 올렸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엔비디아를 8517만 달러(약 1085억 원) 순매수했다.

향후 반도체 업황의 일종의 풍향계로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발표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은 오는 5월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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