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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실상 우리은행 '종합검사' 나서…'횡령+α' 찾아

기사등록 : 2022-04-2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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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6년 간 세 차례 614억 횡령
내부통제시스템 문제 찾는 듯
"횡령 외 다른 문제도 전반적으로 볼 것"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금융감독원이 600억원대 횡령 사건과 관련해 우리은행 검사에 착수했다. 횡령에 대한 수시 검사라고 했지만, 사실상 종합검사에 가까운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검사 결과 내부통제시스템 문제가 적발될 경우 경영진에 중징계를 처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리은행은 28일 공시를 통해 자사 직원이 횡령한 금액이 총 614억5214만원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내부 감사 결과 기업 매각관련 부서인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하는 차장급 직원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횡령했다. 횡령 자금은 지난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하는 계약보증금(578억원), 반환 지연 이자 등을 포함한 배상금 약 730억원 가운데 614억원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한 우리은행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현장 검사에 나선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이날 금융권과 경찰에 따르면 우리은행 내부 감사 결과 해당 직원 A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회삿돈 60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횡령된 자금은 우리은행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매각한 자금 중 일부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해당 직원에 대해 즉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7일 밤 긴급 체포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2.04.28 mironj19@newspim.com

중재판정부는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합병 관련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ISD) 소송에서 패소한 정부에게 이란에 배상금 약 73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내렸다. 지난 2010년 우리은행은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주관하는 역할을 했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오후부터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 검사에 착수했다. 수시 검사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종합검사에 가까운 전수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사 기간은 통상적으로 수시 검사 전 금융사에 예고하는 일주일보다 긴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우리은행 횡령 사고는 장기간에 걸쳐 거액의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점에서 사안이 심각하다"며 "이번 검사에서 사고 경위·회수 가능 금액을 우선 파악한 뒤, 횡령 외 다른 문제도 있는지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금감원과 우리은행 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항소심의 쟁점인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가 이번 횡령 사건을 계기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DLF 사건 이후로 내부통제시스템을 마련했겠지만, 지적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운영이 안 된 것"이라며 "이번 횡령사건이 내부통제기준의 실효성을 중요성 부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DLF 행정소송에서 우리은행에 패소한 금감원이 이번 횡령 사건을 계기로 역공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지난해 8월 금감원은 문책경고 처분을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법원에 낸 중징계 취소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원심 판결에 대해 금감원은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를 좁게 해석했다"고 보고 즉시 항소했다.

DLF 사건 이후 또다시 거액의 횡령 사건으로 내부통제시스템 운영 미비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원심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은행법 제34조3항에 따르면 은행은 금융사고 예방대책을 마련해 내부통제기준에 반영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시행령에서 금융사고 하위 카테고리에 '횡령'이 적시돼 있다.

또 검사 결과 내부통제시스템 문제가 적발될 경우 CEO에 대한 중징계가 예상된다. 불과 3개월 전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했는데도 불구하고 횡령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정은보 금감원장이 올 초 개편한 정기·수시검사 체제도 시험대 위에 오르게 됐다.

byh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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