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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열흘 앞두고 文·尹 '으르렁'...인사 청문부터 마스크까지

기사등록 : 2022-04-3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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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고하 불문, 文대통령도 집무실 등 여론전 가세
검수완박 협치 없으면 새정부 내각 구성 물건너갈 듯
국민 정서 반하는 모양새에 정치불신 커질 수도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이 정부 교체를 불과 열흘 남겨둔 시점에서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강대강 대치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 직후 임기말 정부 및 유관기관 인사권 행사 문제부터 시작해 정치인 사면 등으로 시작된신구정권 갈등상황은 현 정부 국정운영 폄하부터 집무실 이전, 코로나 방역해제 나아가 새정부 내각 인사청문회, 검수완박(검찰수사권 박탈)까지 전방위로 확산중이다.

29일에는 양측이 실외 마스크 해제 문제로 충돌했다. 이날 정부는 오는 5월2일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착용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실외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임을 직간접적으로 주장해왔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 27일 '코로나19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실외 마스크 해제'를 5월하순에 상황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검수완박(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상정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2.04.27 kilroy023@newspim.com

이날 현 정부의 내주 해제 계획이 나오자 안 위원장은 성급하다며 "현 정부의 공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정치적 의도를 비판했다.

집무실 이전 문제를 놓고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여론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을 반대하는 국민청원의 답변자로 직접 나서 "많은 비용을 들여 광화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꼭 이전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6일 JTBC에서 방송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도 "개인적으로 저는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며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국가의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절한지 등을 두고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문 대통령의 이날 공격을 놓고 인수위 청와대이전TF는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편가르기를 위한 반대에 집중하며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저버리기보다는, 남은 임기 10여일을 소중히 여겨 국민의 이익을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앞서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도 지난 27일 "퇴임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책무에 집중해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맞받았다.
'검수완박'법안 관련해서는 일촉즉발의 대결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문대통령은 지난 25일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오랜 침묵을 깨고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양당 간의 합의가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며 찬성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이날 밤 있은 JTBC 대담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수완박 법안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한 벌언에 대해 "표현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국회의원·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4.29 kilroy023@newspim.com

이에 대해 다시 한 후보자는 "범죄 대응 시스템이 붕괴해 국민이 큰 피해를 볼 것이 분명한 '개헌' 수준의 입법이 '국민 상대 공청회' 한번 없이 통과되는 것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정면으로 반격했다. 이날 배 대변인도 "정권이 권력을 사유화했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문 대통령까지 나서 여론전을 펼치고 이를 당선인측이 되받아 치는 등 감정섞인 공방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 구성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5,26일에서 다음달 2,3일로 연기되고 총 19명의 내각 후보자중 다수는 인사청문 일정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취임하는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장·차관들과 업무를 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 여권에서는 내각 후보자중 8명 안팎의 '낙마리스트'가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한덕수 후보자의 전관예우 및 이해충돌 의혹이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는다면 그를 임명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당론을 급선회하지 않는다면 국무총리 국회 인준이 미뤄질 것이고 이럴 경우 총리가 장관 제청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새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이전 정권 국무위원과 진행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현재 신구권력간에 가장 민감한 사안인 '검수완박' 법안 처리과정에서 어느 정도 정치적 타협이 이뤄진다면 내각 인사청문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퇴임하는 정권이 미래권력을 거칠게 몰아붙이는 현재의 극단적 대치국면에서는 극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여야 양측이 박빙의 승부로 끝난 대선 결과때문에 지지층을 더욱 의식하는데다 6·1 지방선거 및 미니 총선으로 격상된 재보궐 선거를 염두에 둬야 해서 대결 국면이 좀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국가에서 선거에 의해 새 정부가 출범하면 통상 허니문을 갖는데 이번 정부는 정부 인수인계 단계부터 심각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해도 여야간 협조나 소통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측면에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c84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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