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과도한 규제로 우리나라 신산업 경쟁력이 점점 뒤처지고 있다며, 선제적인 규제 개혁을 통해 혁신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우리나라 주요 신산업 규제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총은 3대 신산업(온라인 플랫폼, 바이오·헬스, 핀테크) 국내 6개사(네이버,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카카오페이, 토스) 시가총액 합계(195.3조 원)가 중국기업 텐센트 시가총액(630.4조 원)의 1/3에도 못 미치는 등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신산업 분야 규제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먼저, 온라인 플랫폼 산업과 관련해 경총은 주요국들이 선 산업 육성 후 부작용에 대한 최소 수준 규제를 논의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해외보다 유효한 경쟁이 이뤄지고, 산업 발전 초기 단계임에도 과도한 규제 도입이 추진되고 있어 기업 활동 위축과 입점업체 및 소비자 후생 저하가 우려된다고 봤다.
EU는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자국기업 보호를 위해, 미국은 시장 내 경쟁 촉진을 위한 규제 입법을 추진 중이지만 여러 요건을 모두 충족한 소수 기업(유럽 시총 106.6조 원 이상, 미국 시총 757.9조 원 이상)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매출 1000억 원 이상 기업에 대한 규제 입법(공정위안)을 비롯해 다수의 광범위한 규제 법안들이 국회 계류 중이다. 내용 측면에서 기업에게 정보공개, 표준계약서 등 각종 의무를 부과하고 금지조항을 신설해 기업 활동 제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총 측은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쟁국보다 과도한 규제를 지양하고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민간주도 자발적 자율규제로 선 산업 육성·발전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
원격의료 분야에 있어서는 OECD 38개국 중 원격의료 금지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6개국에 불과하다. 이미 선진국들은 원격의료를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으로 비대면 의료산업을 육성·발전시키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35년째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머물러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도 일부 비대면 진료를 한시 허용한 바 있으나, 여전히 의료법상 규제가 잔존하고 있다.
경총 측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원격의료 필요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형성됐으므로 의료법 개정을 통한 환자-의료인 간 원격의료 허용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육성‧발전을 견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핀테크 산업에 대해서는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이 이를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적극 육성 중인 반면, 우리나라는 강력한 망 분리·개인정보보호·금융규제 등 사전적 포지티브 규제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어렵고, 유니콘 기업의 등장도 매우 드물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실제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 기업 217개사 중 우리나라 기업은 2개(토스, 두나무)에 불과하다. 미국이 112개, 영국이 26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에도 8개의 핀테크 유니콘 기업이 있다.
경총 측은 "미국, 중국, 영국 등 주요국에서는 유니콘 기업이 꾸준히 탄생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의 1.14%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망분리 규제 완화를 조속히 추진하고, 개인정보보호 등 핀테크 산업 관련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금융업과 다른 산업 간 융합‧발전할 수 있는 혁신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또한, 경총은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업 성장 단계별 규제장벽 해소, 민간주도 자발적 자율규제로 先 산업 육성 환경 조성, 첨단기술 융복합 산업 규제 해소를 위한 규제 총괄기구 신설을 제안했다.
이형준 경총 본부장은 "디지털 전환과 잠재성장률 하락이 빨라지면서 신산업 분야 규제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부처별 중복·칸막이 규제를 해소하고, 국민 편익 증대와 투자 및 고용 창출을 고려한 범부처 차원의 규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는 신산업에 대해 원칙 허용·예외 금지의 네거티브 규제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의 탄생과 발전을 위한 혁신 환경을 조속히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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