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출마를 결정지었다. 대선 두달 만에 정치 전면에 등장한 이 고문은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해 방탄조끼를 입으려는 것이라는 의혹에 답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회의에서 20대 대선후보였던 이 고문을 인천 계양을 지역에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더불어 이 고문은 6·1 지방선거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이끌기로 했다. 사실상 당의 얼굴이 된 것이다.
이 고문이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 이 고문의 최측근들은 이번 선거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leehs@newspim.com |
이 고문의 최측근인 한 의원은 "이 고문이 선거에 나서는 것에 대해 측근들은 반대 의견이 높았다. 이 고문 역시 깊이 고심했다"라고 말했다. 이 고문의 출마가 대선 불복이라는 이미지를 줄 가능성도 있고, 쉽지 않은 지방선거 결과에 연계돼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고문의 이른 재보선 출마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경찰이 대선 당시 논란이 됐던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성남FC 제3자 뇌물수수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를 막기 위한 출마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국회의원은 회기 중에는 수사기관에 의해 체포를 당하지 않는 불체포특권이 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3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이 검찰로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고문을 지키기 위한 일종의 방탄법이라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계한 바 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원 교수는 "이재명 고문의 출마로 대선 당시 이야기가 나왔던 대장동 등의 의혹이 다시 수면 위에 올라올 수밖에 없다"라며 "출마를 통해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구도가 조성될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당장 국민의힘은 '방탄용 출마'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어떻게든 원내에 입성해 본인에 대한 수사를 방탄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런 시도는 국민의 규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대선 과정에서만 하더라도 분당·성남·경기도와 인연을 강조했던 이 고문이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으로 외곽 순환도로를 반 바퀴 타고 간 것이 어떻게 해석되겠나.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고 맹비난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상임고문은 지금 재보궐 선거 출마를 논할 때가 아니다. 그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해소를 위해 수사를 받아야 할 때"라고 질타했다.
허 대변인은 "최근 경기도청에서 이 상임고문과 김혜경 씨의 법카 유용 의혹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압수수색 영장에 이 상임고문 부부의 이름과 '국고손실 공범' 혐의가 똑똑히 적혀 있었다"라며 "성남시민의 민심이 싸늘해지자 황급히 인천으로 가려는 저의가 무엇인지 국민이 모를 것 같나"라고 질타했다.
이 고문이 지방선거를 사실상 지휘하게 되면서 국민의힘의 비판 수위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고문이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여부가 지방선거 국면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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