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뉴스핌] 윤채영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연인으로 돌아가 도착한 경남 양산 사저 앞은 지지자들에겐 '피크닉' 현장 같았다.
철제 펜스 뒤로 돗자리를 깔고 초콜릿, 바나나, 음료수 등 먹을거리를 싸 들고 온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아쉬움보다는 건강한 웃음으로 가득했다. 11시부터 김해에서 출발한 문씨(55)는 "대통령님 그동안 고생하셨으니 앞으로는 건강하고 행복한 길 가시라고 응원차 왔다"며 기자에게 미소 지으며 답했다.
[양산=뉴스핌] 황준선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오후 경상남도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 인근 마을회관에 도착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5.10 hwang@newspim.com |
이날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 마을은 여간 오기가 쉽지 않았다. 보안상의 이유로 평산 마을과 3.5km 떨어진 통도환타지아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주민을 제외한 일반 시민은 걸어 들어와야 했다.
기자도 택시를 타고 오던 도중 경찰의 지휘 하에 하차했다. 30분 정도 걸어 오후 12시쯤 평산 마을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약 50여명의 지지자들이 문 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회관 건물에는 "문 대통령님 이웃이 되어 반갑습니다", 뒤쪽 철조망에는 "문 대통령님 반갑습니다. 평산 마을 주민 일동" 환영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대다수 지지자들은 함께 온 친구 혹은 가족과 대화를 나누며 여유롭게 대기했지만 일각에서는 보수 지지층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훼방을 놓기도 했다. 한 시민이 '(문 전 대통령을) 깜빵으로 보내야 한다'고 외치자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여기 왜 왔나"라며 한 목소리를 내며 항의했다.
문 전 대통령이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기 직전 오후 2시 50분쯤에는 약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차량에서 내리자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의 얼굴이 실린 부채, '당신의 국민이라서 행복했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연신 흔들며 반겼다. 이어 "사랑해요, 대통령. 사랑해요, 문재인"을 외치는 함성 소리도 덩달아 커졌다.
문 전 대통령은 "평산 마을에서 보내게 될 제2의 삶이자 새 출발이 기대된다. 자유인으로 아내와 함께 잘 살아보겠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집으로 돌아왔더니 이제야 무사히 다 끝냈다는 안도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고 한 시민이 사람들을 통해 꽃다발을 뒤에서 앞으로 전달했다. 그러면서 "전달"을 수어번 외치자 주변 시민들도 다 함께 외쳐 도움을 줬다. 경호원은 이를 외면하지 않고 꽃다발을 대신 받아 들었다.
문 전 대통령의 사저를 궁금해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펜스로 막혀 있어 사저 앞까지는 접근할 수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약 2km의 언덕을 오르기도 했다.
산자락 아래에 있으면서 높다란 담벼락이 세워져 사저는 많이 가리지만 수백평대 규모인 것은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다. 외벽은 밝은 회색, 지붕은 어두운 회색으로 담장과 대나무 등으로 조경 돼 있다. 옆을 지나가던 한 시민은 "집이 큰데 너무 눈에 띄지는 않게 아주 잘 지은 것 같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대문을 열면 바로 계단이 나오는데,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사저에 들어가기 직전 이 계단을 올라 마지막으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했다.
[양산=뉴스핌] 황준선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10일 오후 경상남도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로 들어서며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5.10 hwa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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