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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없는' 국토부, 원희룡 장관 돼도 당장 할 수 있는 일 없어

기사등록 : 2022-05-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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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이르면 12일 원희룡 국토장관 임명
元 장관돼도 국토부 당분간 역할 제한적

[서울=뉴스핌] 김명은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지만 대선 최대 쟁점이었던 부동산 정책이 당장 속도감 있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아직 공석인 가운데 취임이 곧바로 이뤄진다해도 당분간 부동산 분야에서 국토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서다. 주택 공급 정책 일부와 유력 정치인 출신 장관의 정치권 물밑 타협과 부동산 관계부처 의견 조율이 사실상 국토부 임무의 전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여소야대 정치 지형과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추진 계획 미비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회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지만 원 후보자는 이르면 오는 12일 국토부 장관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부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2.05.02 kimkim@newspim.com

◆장관 임명 임박하자 이재명과 공방 주고받은 元?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12일부터 국회 인사청문 기간이 사실상 마무리됐음에도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도 그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김부겸 국무총리가 11일로 임기를 마치고 12일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리 권한대행으로서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예정된 수순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앞서 원희룡 후보자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 고문은 지난 8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원 후보자를 겨냥한 듯 '오등봉'을 언급했다. 여기서 말한 오등봉은 원 후보자가 제주지사 시절 추진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의 민간 특혜 의혹을 지칭하는 것이다.

원 후보자는 이튿날 곧바로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은 (대장동 개발을) 오등봉 반만 했어도 '경기도망지사'할 일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허위사실 공표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자 같은 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SNS에 "윤석열 당선인이 오늘(9일)까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보내 달라고 큰소리를 쳤으니 이제 국토부 장관 되려고 민주당 눈치를 볼 일은 없다고 맘먹은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은 절대 불가하다"면서 원 후보자를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이처럼 민주당은 강경 입장을 나타냈지만 윤 대통령의 국토부 장관 임명 강행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인사는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결격사유가 없는 만큼 원 후보자의 장관 임명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윤 정부가 공식 출범했기 때문에 이번 주내 장관 임명이 강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 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성동구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6공구 건설현장을 방문해 관계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元 취임하더라도 당분간 국토부 역할 제한적 전망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방향은 큰 틀에서 5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시장 수요 억제'가 아닌 '수요에 맞춘 공급'과 순차적인 정비 사업 추진,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검토를 포함한 부동산 세제 완화, 대출규제 완화, 임대차 3법 재논의 등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정부가 바람직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특히 부동산 세제 완화는 취득, 보유, 양도 전 과정에 걸쳐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동산 정책이 바뀌더라도 시장이 짧은 시간 안에 바뀌지는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순차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 정부 출범 후에도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역할이 당장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인 출신 원희룡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더라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우선 부동산 세제와 대출 규제 완화는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소관으로 국토부가 관여할 여지가 크지 않다. 기재부는 앞서 지난 9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 협조가 없더라도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방안부터 강구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 조치와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보유·거주기간 재기산 제도 폐지,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 요건 완화가 새 정부 출범 첫날인 10일 일제히 소급 적용된다.

2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임대차 물건의 만기가 돌아오는 8월이 가까워 오면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 상한제·전월세 신고제)도 법무부 소관이다. 더욱이 임대차법 개정을 위해서는 민주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정책도 상당 부분 지방자치단체 권한으로 돼 있다. 국토부가 당장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와 도심 고밀 개발 등 공급 관련 일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원희룡 후보가 장관으로 취임하면 향후 야당과 관계부처 협조 요청에 힘을 쓸 수 있겠지만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면서 "규제 완화 추진 계획을 빨리 세워 주택 공급을 충분히 늘리지 못한다면 향후 2년간 집값은 우상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ream7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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