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서울시가 매일 밤 벌어지는 '택시 승차난' 해결을 위한 방안 중 법인택시 수 회복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임금 및 요금 인상, 여론수렴 등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하는 법인택시보다는 동원이 쉬운 개인택시의 야간 유입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야간 운행 택시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법인택시 문제 해결 없이 현 사태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2022.05.11 mrnobody@newspim.com |
◆택시대란 해결 위해 '개인택시' 규제 완화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11일 현재 서울시 내 운행 중인 야간운행 택시 평균 대수는 개인 1만2400대 법인 7500대로 약 2만대 정도다. 시 추산 야간 운행 필요대수가 평균 2만4300대 정도인 것을 고려했을 때 아직도 4300대 가량이 부족한 셈이다.
시는 지난 4월 20일부터 ▲택시 부제해제 ▲심야전용택시 운영시간 확대 등을 추진했다.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 이후 거의 한 달째 이어지는 '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린 이례적인 규제완화 조치다.
규제 완화 결과 단 3주 만에 심야전용택시(개인) 수가 기존 2300대에서 3800대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시에서 추산한 필요대수 4300대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궁여지책으로 승차거부로 인한 피해 사례를 줄이기 위해 매일 오후 8시부터 오전 2시까지 '심야택시 단속반' 60명을 운영 중이지만, 이 또한 택시기사들의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혜택 줄 여력 없다, 법인택시 대책 사실상 포기
가장 큰 문제는 최근 서울시의 택시 관련 정책 중 사실상 '법인택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은 없다는 사실이다.
올해 4월 기준 야간운행 중인 법인 택시는 기존 1만1000대에서 코로나 이후 40% 가량 줄어든 7000대다.
지난 9일부터 시의 요청으로 법인택시조합에서 주간 차량 300대를 홍대입구, 강남, 종로 3개 지역 택시 승차대에 배치하고, 추가적으로 200대를 야간으로 옮겨 현재 7500대가 영업 중이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며 코로나 이전 수준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한 법인택시 관계자는 "예전에는 택시 200대 이상을 400명이 넘는 기사들이 운행했는데 지금은 100명 정도만 남았고 차도 절반 이상 놀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대책이 없는 한 떠나간 기사들이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현재 시에서 법인택시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논의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이분들(법인택시기사) 마음을 돌리려면 엄청난 혜택을 줘야한다"며 "법인택시 기사가 26일 만근했을 경우 수입이 평균 241만원 정도로 조사됐는데 택배나 음식배달은 월 800만원 넘게 번다는 보도가 나온다. 그만큼의 혜택을 주지 않는 이상 누가 법인택시를 하겠냐"고 답했다.
또한 "결국 임금이나 요금 등 돈 문제가 얽혀있는 법인택시를 목표로 하기 보다는, 포커스를 개인택시에 맞춰서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야간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이 택시 승차난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Mrnobo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