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최유리 기자 =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차기 금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새 정부의 경제팀의 진용이 완성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 회장을 금융위원장으로 낙점한 건 글로벌 긴축과 경기둔화 우려의 위기 속에서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김 회장이 금융위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각에선 산업은행 민영화를 재추진하는 데 있어 적임자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울러 추경호 경제부총리, 최상목 청와대 경제수석 등 경제팀과의 '호흡'도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금융위원장-금융협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09.16 kilroy023@newspim.com |
◆ '위기관리 적임자'로 김주현 낙점…산은 민영화도 재추진?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르면 오는 12일 차기 금융위원장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을 공식 지명한다.
금융권에선 김 회장의 금융위원장 기용을 놓고 글로벌 긴축전환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가계부채 등 위기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가운데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을 맡으면서 위험 관리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이끌어 냈고, 2012년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당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성과를 냈다. 특히 정권 초기 금융위 내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조직을 장악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긴축, 경기둔화 우려, 국내에선 가계부채 문제, 자본시장 선진화 국정과제 등 해결해나갈 것들이 산적해 있다"며 "(김 회장은) 업무 능력과 추진력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후배들이 닮고 싶은 선배로 훌륭한 인품도 갖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도 "(김 회장은) 온화하고 젠틀하고 합리적인 분이다라는 것이 금융위 내부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일각에선 그를 낙점한 것이 산업은행 민영화와 부산 이전 등 산은의 구조 개편을 위한 힌선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김 회장은 금융정책국장 당시 이명박 정부의 산은 민영화를 추진했던 실무자였다. 당시 금융위는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산은을 산은지주와 정책금융공사로 분리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로 정책금융수요가 커지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다시 통합됐다. 차기 산업은행 회장에는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제팀 내에서의 '화학적 결합'도 인선 배경으로 꼽힌다. 김 회장은 행시 25회 동기인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최상목 경제수석 등과 오래 전부터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김 회장이 2009년 금융위 사무처장 당시 추경호 부총리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 최상목 수석은 금융위 공적자금위원회 사무국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에서 활약한 기재부 출신 3명의 경제 관료가 새 정부에서 함께 일하게 되는 셈이다.
◆ 산은 회장에 황영기 유력…민영화·부산이전 과제 적임자
차기 산업은행 회장에는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금융에 대한 이해도와 거침없는 추진력을 갖춘 황 전 회장에게 산은 전면 개편이라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황 전 회장은 삼성그룹 다수 계열사에서 자금, 국제금융, 전략기획 등을 담당했다. 옛 삼성투자신탁운용 대표와 삼성증권 대표를 거쳐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등 업권을 넘나들었다.
특히 자본시장 전문가로 2015년부터 3년간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맡았다. 당시 초대형 IB 육성 등 금투업계를 위한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했다. 평소 거침없는 업무 스타일로 '검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민간금융 영역에서 폭넓은 경험과 특유의 추진력으로 산은 구조개편 과제를 풀 적임자라는 평가다. 잇단 매각 실패로 산은 무용론이 커지면서 민영화와 본점 부산 이전 등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황 전 회장이 김주현 금융위원장 내정자와 손발을 맞출 적임자라는 얘기가 나온다. 황 전 회장은 산은 민영화를 추진했던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인사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금융권에서 주역이었고 60·70대 연령층이라는 점에서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주현 여신협회장은 63세, 황영기 전 금투협회장은 70세이다. 경력이나 전문성은 인정받지만 최근 핀테크, 4차 산업, 디지털금융 등 빠른 금융산업 변화에 적합하냐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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