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지난 14일 낮 12시께부터 대전 중구 한화 이글스파크 대로변에는 이미 주차된 차량으로 채워졌다. 롯데 자이언츠팀과 2020 KBO 시즌 게임이 시작되는 오후 2시 전부터 주차장부터 차를 델 곳이 없었다. 주변의 한 치킨매장 대표는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크게 늘었고 매출도 함께 급증했다"며 한박 웃음을 보였다. 다만 그는 "어느 정도 예전 영업으로 돌아온 듯하지만 그동안의 적자를 매우기에는 아직도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한달이 지났다. 그동안 정상영업을 외쳤던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왔다는 데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다만 시장의 체감도는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치솟는 물가 등의 요인으로 소비가 시원찮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소상공인 손실 지원대책 역시 공회전하는 만큼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다.
◆ 거리두기 해제 한달…소비시장 '기지개'
지난달 18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됐다. 위중증·사망자 규모가 감소세로 들어섰고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점차 낮아져 의료체계 여력 또한 안정화 단계라는 판단이 주효했다. 거리두기 지속으로 국민 불편·사회적 피로가 누적된 점도 거리두기 해제에 힘을 실었다.
밤 12시까지였던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과 10명까지 허용되던 사적모임 인원 제한 포함 299명까지 허용이던 행사·집회, 종교시설 인원 70%제한 등이 동시에 없어졌다. 영화관·실내체육·종교시설 등 실내 취식금지도 지난 25일부터 해제됐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둘째 날인 19일 저녁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골목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만8504명으로, 거리두기 해제 하루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 2022.04.19 kimkim@newspim.com |
이와 함께 지난 2일부터는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됐다. 지난 2020년 10월13일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작된 지 약 1년 반 만에 실외 '노 마스크'가 시행된 것이다.
한마디로 정상영업이 가능하다는 신호였다. 이후 한달이 지난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았으나 영업 제한이 사라졌다는 데서 후련하다는 생각이다.
한 소상공인은 "그동안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코로나 상황과 영업 제한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게 너무 힘들었다"며 "최근 한달 동안 일단 영업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면서 쉽지는 않지만 매출을 회복할 수 있는 여러 방도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소상공인들은 또 배달에만 의존했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고심중이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매장으로 나서는 분위기 속에서 할인이나 특별 서비스 등으로 고객 유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 음식점 대표는 "단지내 상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데도 그동안 주민들조차도 매장을 찾지 않고 배달로 주문을 했다"며 "배달 플랫폼으로 인한 수수료가 갈수록 비싸다보니 많이 팔아도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주민을 위한 서비스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는 실제 매장을 찾는 고객을 연결해주는 스타트업 시장에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인 기반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 스타트업인 '나르고' 등 매장을 직접 찾아오면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기지개를 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전용신 나르고 대표는 "코로나19로 매장을 찾지 않아 기존의 서비스가 다소 위축됐으나 거리두기 해제로 사실상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플랫폼 서비스이긴 하나 고객이 직접 매장을 찾아오고 그 가운데 소상공인도 수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혜택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 물가 상승 탓 소비 위축·손실 온전한 보상 미흡 '불만'
시장의 회복세는 두드러지고 있으나 소상공인들의 만족도는 여전히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의 오름폭이 커지면서 기대했던 만큼의 소비 규모로 돌아오지는 않고 있는 현실이다. 온전한 손실보상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오가면서 사실상 소상공인들의 불만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매장별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이 오름세다. 한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음식 가격을 1000~2000원가량 높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통계청이 3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상승했다. 이는 13년 6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지난달 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석유류 등 공업제품이 1년 전보다 7.8% 올랐다. 이는 2008년 10월(9.1%)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다. 공업제품 가운데 석유류가 34.4% 급등했다. 가공식품도 1년 전보다 7.2% 크게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5.7% 올랐다. 이는 2008년 8월(6.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2022.05.03 pangbin@newspim.com |
해당 음식점 대표는 "그동안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유지하는 동안 적자 규모가 클 뿐더러 대출 등 부담을 줄이려면 단기적으로라도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며 "더구나 농산물, 원자재 등 가격이 터무니없이 오르고 있다보니 소상공인들이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매장에서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서비스 품질이 낮아졌다는 지적도 받았다. 아르바이트생을 구하지 않고 가족 중심으로 운영을 하다가 거리두기 해제 속에서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인력난 역시 심각하다. 배달이나 물류 업체 아르바이트로 기존의 인력이 흡수되다보니 한달이 지났는데도 매장에 적합한 아르바이트생을 얻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도 나온다.
여기에 소상공인들은 한결같이 정부와 정치권의 온전한 손실보상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손실보전금을 비롯해 손실보상에 대한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여야간 공방 속에서 지급 시기가 늦어지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서는 막판 조율과정에서 손실보상 소급 적용과 관련 팽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여전히 추경안의 국회 통과시점을 단정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손실보상에 대한 소급 적용과 신속한 보상을 소상공인들이 원하고 있다"면서도 "여야의 이견 속에서 모든 요소를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2문 앞에서 관계자들이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제출 자료(성과계획서)를 옮기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경안을 13일 국회에 제출한다. 2022.05.13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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