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참여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개방형 통상국가를 지향해 온 만큼 공급망 회복, 디지털·그린 전환과 같은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 속에서 IPEF와 같은 협력의 틀에 참여하는 것이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부 21일 참여 의사 발표…"참여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큰 도움"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만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IPEF 참여 의사를 밝힌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
IPEF는 상품·서비스 시장개방을 목표로 하는 전통적 무역협정과 달리 공급망·디지털·청정에너지 등 신통상이슈 중심의 새로운 경제통상협력체다. 관세인하 등 시장개방을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협정(FTA)보다 포괄적 미래 아젠다에 대한 역내 협력 강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한다.
전담부처인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IPEF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내 분야별 예상 협력 의제에 대한 대응 방향을 모색해왔다.
정부는 팬데믹을 계기로 글로벌 통상환경이 '효율성'에서 '회복력'으로 중심축 이동하면서 관세인하를 통한 시장개방을 넘어 있는 공급망 회복력 강화가 핵심이슈로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IPEF 가입으로 인태지역에서의 협력과 규범의 균형잡힌 접근을 통한 포괄적인 역내 경제협력체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청정에너지·핵심광물 등 역내 공급망 협력 증진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안정화와 함께 미국, 일본 등 역내 주요국과 민관, 기업간 협력을 촉진해 미래이슈 관련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인프라 투자, 역량강화, 공동 프로젝트 참여 등을 통해 인태 시장 진출 기회를 확충하고 신통상이슈에 대한 글로벌 규범 확립을 선제적으로 주도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의 참여 여부는 곧 이루어질 한·미 정상회담 계기에 최종 발표될 예정"이라며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 속에서 IPEF와 같은 협력의 틀에 참여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 IPEF 미국이 주도…디지털 경제·환경 규범을 만드는 가치 동맹 개념
정부가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IPEF는 기본적으로 환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가입대상으로 삼는 점은 같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CPTPP는 미국이 참여하지 않는 반면 IPEF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CPTPP는 미국이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하면서 일본 주도로 출범했다.
IPEF는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CPTPP는 기존처럼 통상과 관세장벽을 없애는데 주력했다면 IPEF는 디지털 경제·환경 이슈에 대한 규범을 만드는 가치 동맹 개념이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IPEF를 통해 역내 수출입 물류의 단일 시스템을 구축하고 디지털 경제 생태계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또 노동·환경을 포함한 무역관행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무역규범을 정립한다는 방침이다.
국경 간 데이터 흐름 보장, 사이버 보안 개선과 같은 정보기술(IT) 산업 공동육성부터 탄소 저감기술 투자, 친환경 제품시장 개방, 반부패, 사회적 책임 증진과 같은 철학적인 의제까지를 포괄하는 협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IPEF는 포스트 팬데믹 시기에 부각되고 있는 디지털, 공급망, 청정에너지 등 신통상 의제에 대한 역내 포괄적 경제협력을 추구하고 있다"며 "기존 시장개방 위주의 전통적 무역협정의 범위를 넘어, 미래 아젠다를 다루는 구체적이고 수준높은 경제협력의 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