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국내 연관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생산과 수출 증가, 부품산업의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성장 구조가 기대된다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21일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 등을 포함한 미국 내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
이번 대미 투자는 미국 정부의 고강도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며 글로벌 전기차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톱티어 전기차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동시에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이 국내 광범위한 연관산업의 성장은 물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해외 완성차 생산은 현지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수요를 증가시켰으며 그 결과가 국내 생산과 수출 증가, 국내 부품산업의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성장 구조를 형성해 왔다.
실제로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된 지난 2005년의 직전 연도인 2004년 대비 2021년 양사의 국내 완성차 생산은 12%, 완성차 수출액은 79%, 국내 고용은 26%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액도 279% 상승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은 '제 2의 앨라배마 효과'를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5년 첫 미국 완성차 공장인 앨라배마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대미 완성차 수출액은 큰 폭으로 증대되고 국내 부품산업의 글로벌 진출도 활성화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미국 내 전기차 공장 신설이 국내 공장의 대미 전기차 수출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 건설 이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공장 가동 이전인 2004년 연간 70만대에도 못 미쳤던 양사의 미국 내 판매량은 2021년 149만대로 2배 이상 늘었다. 이는 2021년 국내 판매량인 126만대보다 많은 수치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첫 생산 거점인 앨라배마공장은 관세 등 유무형 장벽의 실질적 해소와 함께 미국 내 브랜드 가치 제고를 이끌며 현지 판매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국내에서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 국내 완성차 수출액도 증가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 등 고급 SUV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며 지난 2004년 91억8000만달러였던 현대차·기아의 미국 완성차 수출액은 지난해 140억달러로 52%나 늘었다.
[사진= 현대차그룹] |
과거에도 앨라배마공장 건설을 기점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에 머물던 중소 부품업체들에게 미국 진출의 길이 열렸다.
현재 40개사가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며, 현대차·기아는 물론 현지 글로벌 메이커에도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대한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부품사들의 대미 전체 수출액도 2004년 11억7500만달러에서 지난해 69억1200만달러로 6배 이상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에 전략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생산 거점 구축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5년을 기준으로 직전 해인 2004년 현대차·기아는 국내 공장에서 269만대를 생산했지만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302만대를 생산했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12.1% 증가한 수치다.
국내 고용도 탄력을 받았다. 현대차와 기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직원수는 지난 2004년 8만5470명에서 지난해 10만7483명으로 26% 높아졌다.
국내 연구개발 기능 강화로 2007년 5931명이었던 국내 현대차 연구직 인원은 2020년 1만1739명으로 97.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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