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의 결심이 늦어지는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주 여야의 협의로 한덕수 국무총리의 인준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뒤 정 후보자도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정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밝히며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쓰고 있다. 2022.05.03 kilroy023@newspim.com |
윤 대통령은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정 후보자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1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거취 문제는 본인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중진 및 다수 의원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결과, 정호영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하는 건 곤란하지 않곘나.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같은 의견을 모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정 후보자에 대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자 당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 내각은 한덕수 국무총리에 18개 부처 중 16명의 장관이 취임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정호영 후보자,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김인철 전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이후 새 후보자가 없는 공석 상태다.
당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을 때처럼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하게 반대했으나, 한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다.
아울러 한덕수 국무총리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전권예우 의혹 등을 문제 삼으며 한 총리의 인준표결을 반대했으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끊임없는 협상으로 지난 20일 인준을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정 후보자에 대한 거취를 빨리 결정해서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 후보자의 거취와 관련해 "참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인사청문회가 끝난 지 보름이 지났는데, 이제 시간을 끌 필요가 없어지지 않았나"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께서) 입장을 충분히 고심하셨을 것이다. 임명을 강행하든지 후보자를 교체하든지, 자진 사퇴를 권하든지 어떤 식으로든 결말이 났어야 한다"며 "당내에서 이런 저런 입장을 전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하지 못하는 데 대해) 의아함을 가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 인사 부분에 대해서는 조속하게 결정을 내야 하지 않나 싶다"며 "행정적인 공백이 길어지는 것은 국민들에게도 도리가 아니다. 임명권자로서 조속하게 결단을 해 주시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동훈 법무부 장관처럼 정호영 후보자가 국민적인 눈높이와 조금은 맞지 않지만, 새 정부에 정말 필요한 사람이라고 판단을 했으면 결단을 내렸어야 한다"며 "20여일간 국민들의 기대치에 맞지 않은 부분을 끌고 가는 것에 대해선 무리가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임명권자의 깊은 속을 어떻게 다 알 수가 있겠나"라면서도 "다만 조금 안타까운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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