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최태원 회장이 존재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SK 회장으로서 그룹을 재계 2위로 끌어올렸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도사를 자처하며 이른바 '신기업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최근 또 하나의 중책을 맡게 됐습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민간위원회'의 위원장 자리인데요. 월드컵과 올림픽에 비견되는 국제행사 유치 특명이 떨어진 것이죠. 다만, 지금으로선 유치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최 회장의 활약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현재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은 부산과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로마(이탈리아) 간 3파전 양상으로 전해집니다. 개최지는 내년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0개 국가의 비밀투표에 의해 결정되구요. 1년 6개월 정도 남았네요.
이번 사안에 밝은 재계 한 관계자는 "사우디가 많이 앞서는 분위기"라며 "중동과 아프리카 표가 그쪽으로 몰리는 거 같다. (따라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합니다.
이번엔 러시아가 아주 유력한 상황이었는데 전쟁을 벌이면서 물 건너갔고, 그 자리를 사우디가 차지했다는 설명이 따라붙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4월 22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측 역시 "후보들 모두 강점이 있고,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도 "사우디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는 지금은 민간기구이지만, 다음 달에 국무총리 소속 정부 유치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 대한상의 회장 공동)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흔히들 '엑스포(Expo)'라고 부르는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3대 국제행사 중 하나로 꼽힙니다. BIE가 공인하는 엑스포는 '등록엑스포'(Registered Exposition), '인정엑스포'(Recognised Exposition), '트리에날레'(Triennale de Milano), '원예박람회'(Horticultural Expos)가 있는데 이 중 등록엑스포가 가장 규모가 크고 대표적인 엑스포입니다.
등록엑스포를 '월드엑스포' 또는 '세계박람회'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이번에 유치를 추진 중인 2030 부산엑스포가 바로 등록엑스포입니다. 과거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12년 여수엑스포는 인정엑스포였습니다. 등록엑스포가 0과 5로 끝나는 연도에 개최되는데, 그 중간에 인정엑스포가 한 번 열리는 식입니다. 아무튼 우리나라가 등록엑스포를 개최하게 되면 세계에서 7번째로 3대 국제행사를 모두 개최하는 국가가 된다고 합니다.
국가의 위상과 경제적 효과를 생각했을 때 누구나 탐낼 수밖에 없는 행사인 건 틀림없어 보입니다. 우리정부 역시 총력을 다할 태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1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전략회의'에 참석, "부산세계박람회는 국가 전체를 봐서도 반드시 이뤄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선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유치하려면) 주변 아시아에서라도 단합이 좀 돼야 하는데 당장 중국, 일본과 껄끄럽지 않나"라고 하면서 "아무래도 미국이 어디 손을 들어줄지가 중요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최 회장은 이달 파리에서 열릴 예정인 BIE 총회에 참석해 세계 각국에 부산을 알리며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섭니다.
그는 "국가를 위해 기여할 수 있어 감사하다"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전방위적인 유치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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