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17석 중 12석을 가져가며 대승을 거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경기지사 자리를 지키면서 최소한의 목표는 달성했다.
지난 1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서울·부산·대구·인천·대전·울산 등 주요 광역시를 포함해 충북·충남·강원·대구·경북·경남도지사를 싹쓸이했다.
민주당은 전통적인 텃밭인 광주를 비롯해 전북·전남·제주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지만 김동연 후보가 새벽 대역전극을 펼치며 경기지사직을 지킴으로써 최악은 막았다는 평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9.6% 단계에서 김 후보는 49.1%의 득표를 얻어 49.8%를 기록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며 승리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2022.06.01 kilroy023@newspim.com |
통상적으로 집권 초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여당이 승리하는 '허니문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20여일 만에 치러지는 선거라 정권 견제론보다는 국정 안정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 입장으로서는 대선에서 승리를 거뒀던 경기를 지켜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실제로 김 후보 선대위에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원혜영 전 원내대표가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경기 수성에 총력을 쏟았다.
선거 직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상대 후보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49.4%)에 비해 0.6%p 낮은 48.8%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으나 2일 오전 5시 30분쯤 순위를 뒤집으면서 완패 속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사퇴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대선주자를 지켰다는 안도감도 엿보인다.
다만 이와 무관하게 당내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이 다시 한 번 내홍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다음날인 2일 새벽 인천 계양구에 마련된 캠프사무실을 방문해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말을 준비하며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2022.06.02 yooksa@newspim.com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일 선거가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TV3사, JTBC 출구조사를 시청하고 밖으로 나와 정처없이 걷는다"며 "이 책임을 누가 질까. 自生黨死(자생당사),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세계적 항공사 JAL(일본항공)이 방만한 경영으로 상장 폐지되고 3년간 피 나는 구조조정 후 다시 상장하며 당시 회장이 말하기를 '亡(망)하니까 보이더라'고 했다"며 "黨生自死(당생자사),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고 했다.
3선인 이원욱 의원은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며 이 위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뼈가 있는 축하 인사를 남겼다.
그는 댓글에도 "이 말에 내친구 이재명의 답이 있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 위원장은 당선이 확실시되자 자신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린다. 많이 부족했다. 좀 더 혁신하고 또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멋쩍은 당선인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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