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구글도 애플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뒤따랐다. 내부 결제를 하지 않으면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당장 퇴출되는 분위기는 아니나 유예기간이 짧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우리나라 기업 역시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정부와 국회는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구글은 지난 1일부터 외부결제 링크 애플리케이션(앱) 퇴출을 시행했다. 지난 4월부터 구글 플레이에서 외부 결제용 아웃링크를 넣은 앱의 업데이트를 금지했으며 이달부터 구글 인앱 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은 퇴출 대상이 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이사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05 leehs@newspim.com |
인앱 결제를 통해 앱 서비스를 내놓은 기업들은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최대 30%의 수수료를 '통행세'로 내야 한다.
이는 애플이 자체 플랫폼인 iOS 인앱 결제를 내놓으면서 실시한 정책과 동일하다.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 후 2010년부터 애플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따르지 않을 경우 관련 앱의 출시조차 하지 못했으며 현재도 애플은 인앱결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메타버스 트렌드에 힘입어 게임 시장이 활개를 펴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은 막강한 앱스토어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출시하고 이를 내려받을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애플의 게임 매출을 보더라도 153억달러(약 1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년 대비 17.7%나 증가한 수준이다. 게임 분야에서 애플은 텐센트, 소니에 이어 매출 3위에 올라선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가 예고된 수순이라는 말도 나온다. 다만 업계로서는 구글의 성장 배경에는 자유로운 결제 방식이 한몫했다는 점을 들어 강력하게 반박하는 분위기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하드웨어 없이 플랫폼만으로 승부를 하면서 시장 초반에 차별화를 갖지 못했던 구글이 이제 생태계의 절반을 가져가니 통행세를 내라는 것 밖에 안된다"며 "모바일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방성을 강조했던 구글이 결국 올챙이적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원욱 위원장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전체회의에서 '인앱 결제' 강제 도입을 막는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2021.07.20 leehs@newspim.com |
국내 정치권 역시 구글의 행태를 즉시 비난하고 나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1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본 의원이 대표발의해 국회가 세계 최초로 통과시킨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인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무력화하는 시도이자 국내 법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사실상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화 조치에 방송통신위원회는 부처의 사활을 걸고 대응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공정거래위원회와도 협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상임위 소속의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역시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마친 뒤 구글·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들을 소환해 청문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관계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인앱결제의 위법성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상황이다. 다만 인앱결제강제방지법이 사후규제 법이다보니 위반 사항을 입증해야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게 방통위의 입장이다.
한 IT 스타트업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다가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조치로 인해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됐다"며 "구글의 지금 행태는 플랫폼의 횡포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ICT 산업을 잘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규제 부처인 방통위나 공정위에만 의존할 것이 아닌, 범부처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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