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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2030 부산월드엑스포는 부산의 지역 행사가 아닙니다"

기사등록 : 2022-06-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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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6·1 지방선거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완승으로 끝났다. 2021년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박형준 현 시장이 재선 도전에 나선 부산시장 선거는 사실 '관심 밖' 지역이었다.

박 시장의 넉넉한 승리가 초반부터 점쳐지던 상황에서 부산 지역 정치인들의 관심은 그의 재선보다 그에게 주어진 과제에 더 있었다. 바로 2030 부산월드엑스포와 가덕도신공항 건설 문제다.

공식선거운동 기간 부산에서 만난 한 중진 의원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기자에게 "김기자, 정치부 기자들도 부산엑스포를 부산 지역 행사로 알고 있대?"라고 한마디를 툭 던졌다.

그는 그러면서 "부산엑스포는 부산의 행사가 아니라 올림픽과 같은 국가적 행사고 부산은 개최지일 뿐"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정치부 김승현 차장

사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인수위원회에 부산월드엑스포특별위원회를 설치했을 때도 "그게 인수위에서 따로 다룰만한 중요한 이슈인가" 싶긴 했다. 초등학생이었던 1993년 대전 엑스포에 수학여행을 가고 2012년 여수 엑스포에 놀러갔던 기억이 있는 기자로서는 '때가 되니 추진하는 3번째 엑스포'라는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부산월드엑스포의 위상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그에게 무슨 차이가 있는지, 왜 국가적 행사라고 하는지 물었다. 그의 설명을 종합하면 엑스포에는 '인정엑스포(Recognized Exhibition, International Expo)'와 '등록엑스포(Registered Exhibition, World's Fair)' 등이 있다.

등록엑스포는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인증하는 엑스포다. 5년 간격으로 '0'과 '5'로 끝나는 해에만 개최된다. 최대 6개월 동안 열리며 전시 규모와 주제에 큰 제한이 없다. 반면 인정엑스포는 등록엑스포에 비해 규모가 작다. 최대 3개월만 개최 가능하고, 전시 규모도 25만㎡ 이내로 제한된다.

등록과 인정의 큰 차이는 규모 외에 비용의 주체다. 등록엑스포는 참가국이 각자의 비용과 설계로 전시관을 건립하지만, 인정엑스포는 개최국이 전시관을 만들어 참가국에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 두 차례 열렸던 대전 엑스포와 여수 엑스포는 모두 인정엑스포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는 아직 대규모 등록엑스포를 개최한 적이 없다. 가장 최근의 등록엑스포는 코로나19로 1년 연기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021년에 열린 두바이엑스포다.

2025년 개최지는 일본 오사카·간사이엑스포이며 우리나라는 그 이후 등록엑스포인 2030년 도전에 나선 것이다. 도전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는 벨기에, 프랑스, 미국, 아이티, 캐나다, 일본, 스페인, 독일, 중국, 이탈리아, UAE에 이어 12번째로 등록엑스포를 개최하는 국가가 된다.

엑스포는 예전에 만국박람회, 세계박람회로 불렸다. 역대 엑스포에서는 세계 경제와 문명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물건들이 처음 공개됐다. 1851년 증기기관이 전시됐던 런던엑스포, 1876년 벨의 전화기가 처음 선보인 필라델피아엑스포, 세계 최초 비행기가 전시됐던 1904년 세인트루이스엑스포, TV가 첫 전시됐던 1939년 뉴욕엑스포, 아이맥스 영화가 처음 상영됐던 1970년 오사카엑스포 등이 대표적 사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부산엑스포 유치에 큰 관심을 보였고, 취임 후인 지난 5월 31일에는 제27회 바다의 날 기념식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일정 중 부산엑스포 부지 현장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또한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출범식 및 유치전략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2030 등록엑스포 개최지는 내년 11월에 결정된다. 2030엑스포추진단은 부산엑스포 참가 규모를 약 200개국, 3218만여명을 추산하고 있다. 또한 생산유발효과 43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8조원, 일자리 창출 50만명을 기대효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서울 하계올림픽, 평창 동계올림픽, 2002년 월드컵 등 세계적 행사를 유치해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마지막 남은 세계적 행사가 바로 4차산업혁명 시대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2030월드엑스포다.

경제계도 엑스포 유치를 위해 온 힘을 모으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달 파리에서 열릴 예정인 BIE 총회에 참석해 세계 각국에 부산을 알리며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선다. 국회도 발벗고 나선 상태다. 국회에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가 구성돼 있고 부산 5선 중진 의원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그 공은 윤석열 정부에 돌아가겠지만,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은 윤 대통령이 아닌 후임 대통령이다. 여야가 싸울 것은 싸우되, 국격을 높일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는 '원팀'이 되어야 한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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