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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판단에도...로톡 vs 변협 '징계' 둘러싼 새 갈등 국면

기사등록 : 2022-06-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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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변협 광고 규정 일부 '위헌' 판단
로톡과 변협 헌재 판단 두고 각기 다른 해석 내놔
변협, 지난달 30일 나머지 조항 합헌 근거로 변호사 징계 추진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대한변호사협회의 '변호사 광고 규정'을 둘러싼 로톡과 변협의 갈등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단에도 종지부를 찍지 못했다.

헌재는 변협 규정 중 협회의 유권해석에 반하는 광고 등에 대해 일부 위헌 판단을 내렸는데 이를 두고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면서다.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는 헌재의 판단에 따라 변협의 로톡 활동 변호사 징계 근거가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반면 변협은 지난달 30일 헌재가 나머지 광고 규정을 합헌 판단한 것을 근거로 로톡 가입 변호사 28명에 대한 징계 개시를 청구했다.

헌재의 판단에도 정리되지 않은 양측의 갈등은 변협의 변호사 징계 여부를 두고 또다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021년 8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온라인 법률플랫폼 로톡의 광고가 설치되어 있다. 2021.08.24 kilroy023@newspim.com

◆ 로톡 vs 변협 7년의 갈등

로톡과 변협의 갈등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앤컴퍼니는 2014년 온라인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운영을 시작했다.

로톡은 법률 상담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로톡 홈페이지나 휴대폰 앱에 올라온 변호사 광고를 보고 분야와 지역별로 변호사를 선택해 전화나 영상, 방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리걸테크(Legal Technology)서비스다.

로톡 가입 변호사들이 늘면서 플랫폼이 활성화되자 법조계에서는 로톡이 변호사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플랫폼 가입 변호사들로부터 광고비를 받고 의뢰인을 연결해주는 로톡의 시스템을 문제 삼은 것이다.

2015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로앤컴퍼니를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갈등은 본격화됐다. 당시 검찰은 고발건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2017년에는 변협이 고발에 나섰으나 이 역시 무혐의로 종결됐다. 검찰은 로톡의 운영 시스템을 변호사 중개가 아닌 광고 수익 모델에 해당한다고 봤다.

로앤컴퍼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정거래법·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변협을 신고했고, 공정위는 변협에 위반 취지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상태다.

검찰이 잇따라 불기소 처분을 내놓은 가운데 변협은 지난해 5월 '변호사 업무 광고 규정'을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으로 개정하고 변호사들이 로톡과 같은 온라인 법률 서비스 활동을 할 경우 징계하도록 못 박았다.

이에 로앤컴퍼니는 변협의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고, 헌재는 지난달 26일 일부 규정을 위헌 판단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이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한변호사협회관에서 열린 '변호사 광고규정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의 의미' 대국민 설명회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2.05.31 pangbin@newspim.com

◆ 헌재 '일부 위헌' 판단에 엇갈린 해석...갈등 결론 미지수

하지만 헌재의 판단을 두고 변협과 로톡이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면서 양측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헌재는 변협의 규정 중 '협회의 유권해석에 반하는 내용의 광고(제4조 제14호)'와 '협회의 유권해석에 위반되는 행위를 목적 또는 수단으로 하여 행하는 경우(제8조 제2항 제4호)', '변호사 등을 광고·홍보·소개하는 행위(제5조 제2항 제1호)' 조항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렸다. 이 외에 나머지 조항의 심판청구는 기각했다.

헌재는 변호사들이 로톡에 광고비를 내고 광고하지 못하도록 한 변협 규정은 변호사들의 표현의 자유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변호사가 아닌 이들이 경제적 대가를 받고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행위를 금지한 규정은 정당하다고 봤다.

로앤컴퍼니는 헌재가 변협의 규정이 변호사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만큼, 변협이 로톡 활동 변호사들을 징계하는 근거의 효력과 명분을 잃었다고 봤다. 이에 변협은 징계가 아닌 사과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반면 변협은 헌재가 나머지 광고 규정들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합헌 결정을 했다며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개 개시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변협은 "변호사가 아닌 로톡이 경제적 대가를 받고 법률상담과 사건 등에 관해 변호사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연결행위를 위법하다는 광고 규정의 합헌성을 인정받았다"고 징계 근거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로앤컴퍼니는 로톡은 플랫폼을 통해 변호사가 광고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 것일 뿐 변호사와 소비자를 알선해 대가를 받는 시스템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변협이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더라도 갈등의 결론 시점은 미지수다.

변협 징계위원회는 변협 소속 위원과 법원·검찰 등의 추천 인사로 구성된다. 징계 대상자가 위원회의 징계 결과에 불복할 경우 법무부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 신청이 기각될 경우 징계를 둘러싼 갈등은 법무부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법무부의 변호사 징계위원회까지 열릴 경우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며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 변협 규정 '위헌성' 다툼에서 '징계' 갈등 국면으로

법조계는 변협과 로톡이 변호사 징계 여부를 두고 또 다른 갈등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앞서 검찰이 변호사법 위반 고발 사건에 대해 로톡에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은 로톡의 운영 시스템이 적법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법무부에서도 이미 로톡은 변호사법을 위반한 광고 업체가 아니라고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재의 위헌 결정은 변협의 광고 규정 자체의 위헌 여부를 따진 것으로 로톡의 운영 시스템과 변호사들의 활동과는 상관이 없다"며 "변호사 징계의 최종 결정권을 가진 법무부가 변협의 손을 들어줄 경우 최종적으로 행정소송을 통해 양측이 징계의 정당성을 따지게 될 것"이라고 봤다.

성승환 법무법인 매헌 변호사는 "합헌 결론이 난 변협 규정에 의해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는 가능하다고 본다"며 "법무부가 징계 당사자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면 법적 분쟁은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협이 로톡의 운영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기 리엘파트너스 대표 변호사는 "로톡과 같은 법률 플랫폼은 변호사를 찾기 어려운 시민들에게 문턱을 낮추는 효과도 있고, 아직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청년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며 "4차 산업시대에서는 IT를 통한 플랫폼 사업이 중심이 될텐데 법률 서비스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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