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알뜰폰 사업을 두고 이통3사가 서로 다른 셈법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신업계 1등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을 접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게 퍼진 반면 3등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싶어 합니다. 그 속에서 '중립'인 KT가 어느 편에 서는 가에 따라 알뜰폰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통신3사 로고 이미지 [사진=뉴스핌DB] |
SK텔레콤이 알뜰폰 사업을 접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의 시작은 작년말 국정감사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감장에선 통신3사가 알뜰폰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고,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사 철수가 필요하다"는 한 국회의원의 질의에 당시 증인으로 참석한 강종렬 SK텔레콤 인프라 부사장은 "알뜰폰 통신사 자회사에 대해선 국회 등 여러 곳에서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철수 결정이 나면 따르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알뜰폰 사업을 접고 싶은 SK텔레콤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SK텔레콤은 SK텔링크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알뜰폰 시장 커지면 SK텔링크에게는 호재이지만, 문제는 MNO(기존통신)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의 가입자가 알뜰폰으로 유출된다는 점입니다. 업계에서 "통신업을 MNO가 먹여 살리지 MVNO(알뜰폰)이 먹여살리냐"라는 말이 있듯 가입자당월평균매출액(ARPU)이 높은 MNO 가입자가 MVNO로 이동하면 SK텔레콤 입장에선 손해인 것입니다.
그래서 KB국민은행이 'KB리브엠'을 통해 알뜰폰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알뜰폰 시장이 확대되는 것을 가장 견제하는 곳도 바로 SK텔레콤입니다. 실버폰 이미지가 덧씌워졌던 알뜰폰이 똑똑하게 소비하는 MZ세대의 폰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도 KB리브엠의 마케팅 효과 덕이었습니다. SK텔레콤 입장에선 'KB리브엠 효과'로 추가로 다른 금융사들이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어 알뜰폰 시장이 더 커지면 곤란할 수밖에 없죠.
반면 LG유플러스는 3등 사업자인 만큼 알뜰폰 사업에 적극적입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이용자의 편의를 높인다며 LG유플러스 전국 1800여개 매장에서 알뜰폰 요금제 변경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오프라인 거점을 통해 알뜰폰 고객을 지원하는 것은 SK텔레콤, KT 모두 하지 않는 서비스입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알뜰폰 시장이 더 커지면 경쟁사 가입자를 뺏어올 수 있으니 알뜰폰 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겠죠.
알뜰폰 사업을 두고 극과 극의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사이에 낀 곳은 KT입니다. KT는 알뜰폰 사업과 관련해 딱히 이렇다 할 입장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회색지대. 이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가 알뜰폰 사업과 관련해 자신의 편에 서 줬으면 하는 속내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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