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어색한 동거가 한달째 이어지고 있다. 고 위원장이 지난달 6일 사의를 표명하고 후임 금융위원장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지명됐지만 인사청문회 등 후임 인선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서다.
20일 금융권 및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사의를 표명한 고 위원장은 한 달 보름 넘게 위원장 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새 정부에서 김소영 부위원장을 임명하고부터는 외부 활동도 중단한 상태다. 국무회의를 포함해 금융권 간담회 등 외부 일정과 행사는 김소영 부위원장이 도맡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승범 위원장은) 김 부위원장을 배려해 외부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며 "금융위원회 모든 대외 활동은 김 부위원장이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도 "부위원장이 모든 일정을 다 챙기다 보니 금융위에 온 지 한 달 정도 됐지만 일정이 매우 빡빡하다"고 했다.
(사진 왼쪽부터)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김소영 부위원장 |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고 위원장과 새 정부에서 임명된 김 부위원장의 어색한 동거가 한 달째 이어지면서 금융위 고위급 인사도 답보상태다. 금융위는 지난해 8월 초 고 위원장이 내정된 이후 단 한차례 이형주 금융산업국장 등 3명에 대한 국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파견 복귀 등을 포함해 고위직 인사 요인이 있지만 정권 교체 이후 금융당국 수장이 교체되면서 인사 적체도 이어지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공식 취임 이후에나 고위급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 금융위원장과 부위원장의 어색한 동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청문요청안이 제출됐지만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인사청문회 날짜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 자리 배분을 놓고 여야간 원구성 협상이 한치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상임위원 구성도 준비가 안된 상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주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지난 10일 국회에 제출했다. 인사청문회법 6조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그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한 경우에 대통령은 또다시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국회가 규정된 기간 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은 후보자를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할 수 있다. 국회의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 7월 중순은 돼야 김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에 정식 취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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