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에 대한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이 질환은 법정 2급 감염병으로 확진자는 격리 입원치료를 받고 밀접접촉자의 경우 3주간 자가 격리해야한다.
당국은 원숭이두창과 관련, 코로나19와 달리 공기 전파가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 입·출국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 검역 체계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원숭이두창 국내 첫 확진자 발생…위기상황 '주의' 격상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오후 브리핑에서 "21일 원숭이두창 의심 사례 2건이 신고돼 진단검사를 진행한 결과,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 A씨가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비풍토병 지역 영국에서 발병 보고된 후 약 40일 만에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2022.05.20 yooksa@newspim.com |
질병청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8일 두통 증상을 시작으로 21일 오후 입국 당시 37도의 미열과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피부병변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인천공항 입국 후 본인이 질병청에 의심신고를 했고 공항 격리시설에 대기하다 인천의료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의심자로 분류된 외국인 B씨는 음성판정을 받았다. 20일 취업목적으로 입국 후 숙소에 머물다 다음날 오전 회사 안내에 따라 부산 모 병원에 내원했다. B씨는 입국 전 19일부터 인후통·림프절병증·수포성 피부병변이 발생했으나 공항 검역과정에서 '증상없음'으로 체크했다.
현재 당국은 입국자에 대해 공항에서 발열체크와 함께 증상 유무 신고를 받고 있다. 그러나 B씨는 발열이 없었기 때문에 공항에서 나와 하루 동안 지역사회에 머물렀다. B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당국이 검역 단계에서 의심 사례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확인에 따라 이날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위기상황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현재 대책반(반장: 감염병위기대응국장)을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질병관리청장)로 변경하고 다부처 협력체계를 강화한다.
또 전국 시·도, 발생 시·도 내 모든 시·군·구는 지역방역대책반을 설치·운영하도록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하반기 원숭이두창 검역관리지역을 지정하고 무엇보다 빈발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발열기준 강화 등을 통해 해외 유입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출입국자 대상 SMS 문자·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Q-code)을 활용한 안내를 강화해 입국자들의 건강상태질문서 자진신고율을 높이고 입국 후 잠복기간 내 의심증상 발생 시 1339로 신고를 계속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 원숭이두창 3세대 백신 도입 추진…방역조치·대응체계 강화
원숭이두창 예방접종 관련해서는 노출 후 발병·중증화 예방을 위해 환자 접촉자의 위험도를 고려해 희망자들에게 접종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3세대 백신의 신속한 도입을 추진 중에 있다.
현재 국내 활용 가능한 치료제(시도포비어, 백시니아면역글로불린, 총 100명 분)를 의료기관에 필요시 배포해 사용하도록 하고 원숭이두창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인 테코비리마트(경구) 500명분은 7월 중 국내 도입할 예정이다.
의사환자에 대한 진단검사는 당분간 질병청에서 수행할 계획이지만 향후 국내 원숭이두창 발생 상황을 고려해 확산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 지자체에서도 검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 대응을 위해 의료진 안내문 배포했으며 일선 의료기관의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진료·확진자 대응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영상을 배포한다.
방역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보건규칙(IHR)에 따라 원숭이두창 확진 환자 발생 사실·조치사항 등에 대한 정보를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와 해당 확진자의 출국 국가인 독일에 이날 오후 통보했다. 국제보건규칙은 대규모 감염병 등 공중보건 위험 확산의 예방, 대비, 관리·대응을 목적으로 WHO가 회원국과 제정한 국제규칙이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 조기발견과 지역사회 확산차단을 위해서는 국민과 의료계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하는 국민들에게는 손 씻기, 마스크착용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귀국 후 21일 이내 증상 발생 시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로 상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의료진에 대해서는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를 진료 시 안전한 보호구를 착용하고 환자 감시와 신고에 적극 협력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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