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23일 끝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람은 리병철 노동당 비서다. 그는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사흘 동안 열린 회의에서 당의 군사노선과 정책을 좌우하는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맡아 김정은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최측근임을 과시했다.
특히 김정은이 공언했던 전술핵의 전방부대 배치 등 민감한 사안을 논의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향후 리병철의 역할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지난 21~23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중앙군사위 제8기 3차 확대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박정천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군사위 부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리병철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군사위 부위원장, 리태섭 북한군 총참모장. 2022.06.24 yjlee@newspim.com |
공군사령관 출신인 리병철은 김정은 체제 들어 승승장구했다. 특히 당의 군수공업부를 맡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시험발사 등을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던 지난 2016년 9월에는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성공하고 김정은과 함께 맞담배를 피우기도 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때문에 리병철이 김정은의 장인(부인 이설주의 부친)이란 낭설이 한때 돌기도 했다.
하지만 잘나가던 리병철은 지난해 6월 큰 고비를 맞았다. 김정은이 주재한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관련 책임을 지며 추락한 것이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 비상방역의 장기화에 따른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일을 게을리 함)하는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며 격노한 사실을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지난 21~23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중앙군사위 제8기3차 확대회의에서 리태섭 북한군 총참모장이 작전지도를 놓고 보고를 하고 있다. 2022.06.24 yjlee@newspim.com |
그리고 7월 8일 김일성 사망을 추모하는 참배 행사에서 핵심 측근 대열서 밀려나 셋째줄에 선 모습이 TV로 공개됐다. 군 원수 계급인 그는 군복도 입지 못한 차림이었다. 북한 권력 5인방으로 불리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강등된 것이다. 이후 모습이 보이지 않아 숙청설까지 나왔다.
리병철은 지난 4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 김정은과 나란히 주석단에 자리함으로서 권력 전면으로의 복귀를 알렸다. 이번 당 중앙군사위 제8기 3차 확대회의는 그의 지위가 확고히 다져졌음을 과시하는 자리였다.
당분간 리병철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국면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박정천과 함께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를 나눠가지며 핵과 미사일 개발은 리병철, 포병부대 운용 등 작전은 박정천이 담당하는 역할 분담을 할 것으로 우리 대북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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