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할 전망이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외신 등을 종합하면 한미일 정상회담은 오는 29일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지난 2017년 9월 유엔총회 계기 회담 이후 4년9개월 만이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환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05.21. [사진=대통령실] |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24일 일본 정부가 마드리드 나토정상회의(29∼30일) 첫날(29일)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 간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3국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2017년 9월 이후 (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라며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강화하는 북한에 대한 대응이 논의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아사히는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지난달 한국 국립해양조사원 소속 조사선의 독도 인근 해양조사,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등으로 "신중론이 많다"며 "(양국 정상이)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포함한 간담회 정도를 상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시다 총리도 전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한일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는 양자 회담 예정이 없다"며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검토하고 한국과 호주, 뉴질랜드와의 나토 비회원국 아시아·태평양 4개국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지만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한·미·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 "한·일 정상회담은 일본 측에 부담스러운 기류가 강하지만 한·미·일은 북한 문제를 포함한 동북아 안정과 기술 협력 등 논의할 공통 의제가 많다"며 오는 29일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일 정상회담은 3국 안보 협력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며 회담이 성사되면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일 안보 협력의 유일한 타깃은 북핵 문제"라며 "최근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사회의를 소집하는 등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일 간 공식 양자회담은 개최될 가능성이 낮지만 양국 정상이 '풀 어사이드(pull aside)' 회담 형식으로 만날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풀 어사이드' 회담이란 격식에 구애받지 않은 채 회담장을 빠져나와 회담장 옆에서 하는 약식회담을 가리킨다. 상대적으로 격이 낮은 정상회담으로 통한다.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의미에 대해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가치 연대 강화 ▲포괄적 안보 기반 구축 ▲신흥 안보에 대한 효과적 대응 모색 3가지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정상회의 참석기간 중 NATO 30개 회원국과 비회원 초청국 정상이 모이는 전체 회의와 한·일·호주·뉴질랜드 비회원 아시아·태평양 4국 정상회의, 한미일 정상회담 외에 폴란드, 체코,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주요국 등 10개국 정상들과 원전과 방산 수출, 반도체 기술 협력 등의 의제를 갖고 양자 정상회담 일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나토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주(駐)나토 대표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