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매출 규모 4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2위 종합식품기업 탄생이 임박한 가운데 조직 개편과 빙과 생산거점 통폐합 등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영구 통합롯데제과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빙과 브랜드 81개→59개로 축소, 자사몰은 통합...효율화 작업 '속도'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오는 7월 1일 합병을 완료한다.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하는 구조로 법인명은 '통합롯데제과(가칭)'이다. 같은 달 7일 합병 등기를 마치고 20일에는 기존 롯데푸드 주주들이 수령할 롯데제과 합병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새로 출범하는 통합롯데제과는 지난해 기준 매출 규모 4조원을 넘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CJ제일제당에 이은 국내 2위 규모다. 이번 합병을 통해 분유부터 HMR 등 주방 식품, 실버푸드까지 전 연령· 전 생애에 걸친 식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식품사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통합롯데제과의 수장은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가 맡는다. 34년차 '롯데맨'인 이 대표는 롯데칠성음료 마케팅부문장, 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다 2017년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2020년에는 롯데칠성의 음료·주류 통합대표를 담당한 인물이다.
현재 롯데제과는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조직개편 및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체적인 조직개편안과 비전 등은 공식 합병 이후인 내달 6일쯤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먼저 중복사업인 빙과 조직 통합부터 본격화한다. 롯데제과(33개소)와 롯데푸드(30개소)를 합쳐 총 63곳인 빙과영업소는 순차적으로 43곳으로 감축하고 양사의 빙과브랜드는 81개에서 59개로, 빙과 품목수(SKU)는 437품목에서 244품목으로 축소하는 등 빙과사업부 인력과 비용을 효율화한다는 방침이다.
빙과생산 거점은 중장기적으로 2곳으로 재편한다. 현재 롯데제과의 빙과공장은 영등포, 대전, 양산 등 3곳, 롯데푸드는 충남 천안에 1곳이다. 4개의 빙과공장을 향후 양산과 천안 2곳으로 통폐합한다는 구상이다. 영등포공장의 경우 1969년 설립돼 노후화가 진행된 만큼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쇼핑몰 개발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각자 운영하던 롯데스위트몰, 롯데푸드몰 등 자사몰도 통합한다. 이커머스 조직을 확대하고 통합 물류 효율화,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롯데제과의 8개 해외법인을 연계, 롯데푸드 대표 제품의 해외진출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수출 확대를 통합 이후 우선 추진 과제로 선정하고 올해 수출규모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이영구 대표 등 임원진 자사주 매입 행렬...'합병 후 회사 가치 상승'기대
통합롯데제과는 합병법인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합병 후 롯데푸드 자기주식의 60%(13만3000주, 추정가치 약 429억원)를 소각하기로 했다. 또한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의 비율) 30% 이상을 지향하는 등 주주 배당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미지= 롯데제과] |
이영구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롯데제과 보통주 1000주를 주당 11만3000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후 최근까지 임원진 14명이 줄줄이 자사주를 사들였다. 손희영 전무는 보통주 3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허진성 상무와 백광현 상무는 나란히 250주를 각각 주당 11만1000원, 11만원에 매수했다.
임원진들의 이같은 자사주 매입 행렬은 통합롯데제과 출범 후 회사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지난해 기준 양사 합산 영업이익률은 6.8%(매출 5479억원, 영업이익 374억원) 수준이다. 롯데제과 측은 합병 후 영업, 생산, 구매, 물류 등 효율화를 통해 올해 194억원의 추가 영업이익분을 확보, 내년 영업이익률 10.3%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치를 내놓기도 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차원"이라며 "최근 주식 저평가돼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