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보험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그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급격히 늘어난 PF 대출이 부동산 침체 분위기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도 부실 위험이 증가했다고 보고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보험사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4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조2000억(14.1%)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부동산 PF 대출이 29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적잖은 규모다.
특히 보험사 부동산 PF 대출은 단기간에 덩치를 키웠다. 저금리 기조였던 2016년 이후 상승세가 뚜렷해졌다. 2017년 3월 말 16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5년새 2.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최유리 기자 = 2022.07.01 yrchoi@newspim.com |
보험사들이 부동산 PF 대출을 불린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대체투자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기대수익율이 높은 부동산 PF에 눈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 급등과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경우 자금 회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로 미분양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미분양주택은 3563가구로 전월보다 20% 증가했다.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도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멈춰 선 상황이다.
연체율도 올라가고 있다. 3월 말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0.31%로 작년 말보다 0.24%포인트(P) 급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28%)과 부동산 PF가 포함된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0.14%) 대비 높은 수준이다.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이 높지는 않고 아직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경제 변동성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경고등을 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30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 첫 상견례 자리에서 부동산 PF 대출 등 고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해 여신 감리를 강화하고 대체 투자 관련 자산 건전성 분류의 적정성에 대해 자체적인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보험사 등 각 금융사의 부동산 PF를 포함해 관련 대출 부실 가능성을 점검 중이다. 리스크가 높은 곳에는 충당금이나 자본 적립 등을 요구하는 등 적극 관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자체 평가한 것을 토대로 PF 대출 내에서 현금 흐름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연체가 발생할 경우 어떤 영향이 있는지 등을 볼 것"이라며 "금융시장 자체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예상되는 위험은 총체적으로 접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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