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야놀자가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를 올리고 있다. 여행·숙박 애플리케이션(앱)을 넘어 주거와 레저, 식음료(F&B), 문화 등을 포함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국내 시장에서 숙박·레저·교통 등을 아우르며 입지를 다진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관리 시스템을 통한 해외 B2B(기업 간 거래) 사업 확장에 나섰다.
야놀자는 숙박부터 맛집 예약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야놀자 앱 캡처] |
야놀자는 B2B 부문 강화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객실 관리 시스템(PMS)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PMS는 객실 예약과 체크인·체크아웃, 객실 관리, 회계 등 호텔의 자산을 관리하는 일종의 시스템 소프트웨어다.
대형 호텔 체인과 같은 숙박시설에 통합 운영 시스템을 제공하는 '호텔사업자 전문 클라우드 기업'이 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야놀자클라우드'를 별도로 출범해 해외 170여 개국 4만3000여 호텔 고객사에 60개 이상의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야놀자는 2019년부터 세계 2위 PMS 기업으로 알려진 인도의 이지테크노시스와 한국의 가람, 씨리얼, 산하정보기술을 차례로 인수하며 미국 오라클에 이어 세계 2위 PMS 사업자로 올라섰다. 야놀자는 지난해 '테크올인(Tech All-in)' 비전을 선포하고 전체 임직원의 70% 이상을 R&D·IT 인력으로 꾸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최근엔 구글과 아마존 출신을 경영진으로 연이어 영입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 전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야놀자는 2016년 호텔나우 인수를 시작으로 2019년 특급호텔·식당 예약 플랫폼인 데일리 호텔과 우리 펜션 등 동종 숙박 서비스를 비롯해 14여 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모텔 예약 하나뿐이던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항공권과 티켓예매 등 각종 여가 상품을 판매하는 1세대 이커머스인 인터파크 지분 70%를 지난해 2940억원에 인수했다. 최근엔 국내 최대 여행가이드 플랫폼인 트리플까지 손에 쥐었다. 엔데믹 시대를 맞아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국내외 여행과 레저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이 외에도 지난해 3월 KT그룹 전문부동산기업 KT에스테이트와 손잡고 주거용 부동산을 관리하는 '트러스테이'를 설립했다. 호텔 위주로 적용했던 클라우드 솔루션을 주거 공간까지 확대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롱텀(장기적)으론 주거 공간을, 미들텀(중장기적)으론 출장과 같은 기업과 거래, 쇼트(단기목표)으로는 숙박과 여행에 중점을 두고 국내외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PMS 사업자 중 숙박과 레저, 주거와 같이 다양한 사업을 아우르는 기업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신용에 기반한 사업 특성상 여행사들은 상장을 숙원사업으로 여긴다. 업계에선 하나투어가 여행업계에서 1위 자리를 고수했던 주요 요소로 '상장'을 꼽는다. 2000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하나투어는 2011년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특히 해외 사업을 위해 이 같은 지위 확보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그 일환으로 하나투어는 2006년 런던거래소에 주식예탁증서를 상장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022.07.01 aaa22@newspim.com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며 여행업계의 판도가 바뀌었다. 비상장 플랫폼에서 거래되고 있는 야놀자의 시가총액은 7조750억원으로 국내 1·2위 여행사 하나투어(7402억)·모두투어 시가총액(2986억)을 합친 것보다 6배가량 높다.
코로나19 기간 하나투어는 영업 적자 1149억원을 내고 급기야 지난해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본사를 매각했다. 야놀자는 이 기간 지속적으로 매출이 성장해 지난해 매출 3784억원을 거둬 국내 1위 여행기업인 하나투어(403억원)를 넘어섰다. 야놀자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이뤄졌다. 야놀자는 지난해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에서 2조3710억원을 투자받았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오라클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PMS 시장에서 얼마큼 성과를 낼 지 여부가 해외 사업의 승패를 좌우할 중요 요인 중 하나"라며 "손 회장에게 투자를 받은 만큼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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