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았다.
당 대표가 징계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민의힘은 정권교체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혼돈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징계 결과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아 당 내홍도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 관련 중앙윤리위원회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2.07.08 kilroy023@newspim.com |
국민의힘 윤리위는 전날 오후 7시 국회 본관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이날 오전 2시 46분까지 약 8시간 동안 이준석 대표와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징계를 심의했다.
윤리위는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 김철근 정무실장에게는 당원권 정지 2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당장 오늘부터 당원권이 정지돼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준석 대표의 징계 사유로 "윤리규칙 제4조 1항에 따라 당원으로서 예의를 지키고 자리에 맞게 행동해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아니된다에 근거를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준석 당원은 자신의 형사 사건 관련해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게 사실확인서 등 증거 인멸 위조를 교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에 대해 이 당원은 김 실장이 2022년 1월 10일 대전에서 장모씨를 만나 성상납과 관련한 사실확인서를 작성 받고 7억원 상당의 투자 유치 증서를 작성해준 사실에 대해 알지 못 했다고 소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 윤리위는 사실확인서의 증거 가치, 이준석 본인 및 당 전체에 미칠 영향, 당대표와 정무실장 간 업무상 지휘 관계, 사건 의뢰인과 변호인의 통상적 위임 관계, 관련자들 소명내용과 녹취록, 언론에 공개된 각종 사실자료 및 정무실장 지위에 있는 김철근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7억원이라는 거액의 투자 유치 약속 증서의 작성을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믿기 어렵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 당원의 위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윤리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4단계에 징계 처분을 의결할 수 있다. 윤리위원 9명 중 과반이 출석, 이 중 과반이 동의 시 징계가 확정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준석 당 대표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 관련 중앙윤리위원회를 마친 뒤 이후 계획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2.07.08 kilroy023@newspim.com |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7월 '박근혜 키즈'임을 내세워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소속 김세의 대표와 강용석 변호사와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 등은 해당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대표를 당 윤리위에 제소했다.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궐위된 당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일 땐 궐위된 날로부터 60일 내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를 선출·지명토록 돼있다. 6개월 미만일 땐 원내대표가 당 대표를 대신한다.
이날 윤리위 결정대로라면 국민의힘은 8~9월께 조기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임기 문제는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당 대표의 임기를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내년 6월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대표가 지금까지 윤리위의 어떠한 징계도 수용할 수 없다며 불복 선언을 했던 만큼 재심을 청구하거나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윤리위에 출석해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직접 소명했다. 그는 윤리위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저에게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대해서 성실히 소명하겠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사실 지금 몇 개월 동안 기다렸던 소명의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무겁고 허탈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는 3월 9일 대선에서 승리한 뒤에도 어느 누구에게도 축하받지 못했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대접받지 못했다. 또 6월 1일 지방선거 승리 후에는 바로 공격을 당하고, 면전에서 무시를 당하고, 뒤에서는 한없이 까내리며 그 다음날에는 웃으며 악수하려고 달려드는 사람과 마주치면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했다"며 "정말 지난 1년 동안의 설움이란 것이 아까 그 보도를 보고 진짜 북받쳐 올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발언 도중 눈시울이 벌게지며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2시간 50분 동안의 소명을 마친 뒤 "윤리위원회의 소명 절차에 장시간 성실하게 임했다"며 "윤리위에서 또 질문한 내용에 대해 제 관점에서 정확하게 소명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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