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8월 이후 전체 가계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2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이번 빅스텝으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4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7.13 photo@newspim.com |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3일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p) 인상했다. 금통위는 지난 4월과 5월에도 각각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세 번 연달아 금리를 올렸다. 이에 작년 8월 이후 약 10개월 동안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2.25%로 1.75%p 뛰었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0.25%p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가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2000억원, 1인당으로는 연평균 16만1000원 증가한다. 이번 빅스텝으로 가계 이자 부담은 두 배씩 늘어나게 됐다. 가계의 대출 이자는 연간 6조4000억원, 1인당 이자는 연평균 32만2000원이 한 번에 불어나게 됐다.
작년 8월 이후 기준금리를 1.75%p 올린 만큼 약 1년 만에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연 22조4000억원, 1인당 부담은 113만원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 대출 원리금 상환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대출 거래를 늘린 다중채무자나 자영업자, 취약계층, 영끌·빚투족 등을 중심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50bp 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물가 대응에 실기해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고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향후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져 경제 전반은 물론 취약계층에도 그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금리 인상 과정에서 어려움이 커지는 취약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와 함께 중앙은행도 선별적 지원 방안을 찾아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빅스텝으로 소상공인을 포함한 기업들의 이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최근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금통위의 빅스텝에 따라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약 4조원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SGI는 기준금리 0.5%p 인상으로 대기업은 1조1000억원, 중소기업은 2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