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 임명될 대법관 후보가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출신의 정통 엘리트 법관 3명으로 압축됐다. 여성과 검찰, 비법관 출신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회 구성원이 다양해짐에 따라 특정 출신에 치우치지 않는 법관 다양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차기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된 (왼쪽부터) 이균용 대전고등법원장(59·사법연수원 16기)·오석준 제주지방법원장(59·19기)·오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52·23기) 2022.07.15 sykim@newspim.com |
첫 대법관 임명을 시작으로 윤 대통령 임기 중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이 대거 교체되는 가운데 권위주의적이고 편향된 인사 기조는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장)는 전날 대법관 제청 대상 후보자 3명을 추천했다.
후보자는 이균용 대전고등법원장(59·사법연수원 16기), 오석준 제주지방법원장(59·19기), 오영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52·23기)로 모두 서울대 출신의 현직 법관이다.
이균용 법원장은 경남 함안 출생으로 부산 중앙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서울남부지법과 대전고법에서 법원장을 지냈다.
오석준 제주지방법원장은 서울 광성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법원행정처 공보관을 지냈으며 2013년 고법 부장판사로 전보됐다.
오영준 부장판사는 서울고와 서울대 사범학과를 졸업해 1994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됐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선임재판연구관을 지냈으며 2016년 고법 부장판사가 됐다.
지난달 14일 발표된 천거 대상자 후보 21명 중에는 박순영(25기) 서울고법 판사와 신숙희(25기)·왕정옥(25기) 수원고법 판사 등 여성 후보와 변호사 출신의 김주영(18기)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이들은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대법관의 직군과 연령, 성별 등을 다양화하고 여성 대법관의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여성 법관인 박정화 대법관과 오경미 대법관을 임명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인 진보 성향의 법관들이 대법관 자리를 대다수 차지해 코드 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법조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첫 대법관 임명이 사법권력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기 내 대법관 14명 중 13명과 헌법재판관 9명 전원 바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인사 기조를 유지한다면 법관 구성이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장유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센터 소장은 "그나마 이전 정권에서 법관 다양화를 시도하고자 여성과 비(非) 서울대 출신 법관을 임명했는데 회귀하는 분위기"라며 "대법원은 사회의 모든 갈등을 결정하고 중재하는 곳으로 계층과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대표성을 띠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법관 지명권자인 대통령이 사회적 분위기와 요구를 인식하지 않으면 보수적이고 편향된 인사 기조를 띌 수밖에 없다"며 "대법관 13명과 헌법재판관 9명 전원이 이번과 같은 기조로 임명된다면 법원의 역할과 기능이 사회를 통합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향이 아닌 권위적인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은 후보 3명의 주요 판결과 업무 내역 등을 공개하고 법원 내·외부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 후보 1명을 임명 제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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